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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영진전문대, 11년 연속 고객만족 1위의 ‘검은 진실’

등록 2013-09-26 08:07수정 2013-09-26 09:03

NCSI 조사 때 평점 높이려 조작
학생 중 ‘오피니언 리더’ 특별 캠프
교수들은 조사를 위한 ‘맞춤교육’
‘만족도 10, 불만 0’ 모범답 지도도
‘국가 고객만족도 조사’(NCSI)에서 11년 연속 ‘전문대학 부문’ 1위를 차지해온 대구 영진전문대가 조사 때 높은 평점을 받기 위해 조직적으로 교수·학생들을 동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진전문대의 부정행위가 드러나면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국가 고객만족도 조사의 신뢰도와 공정성도 의심받게 됐다.

25일 <한겨레>가 입수한 영진전문대의 ‘2013 NCSI 평가대비 추진전략’이라는 문건을 보면,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고객만족도 조사를 위한 설문조사에 응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한편 이를 잘 수행할 경우 특혜를 주는 등 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 위해 부정을 저지른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문건에는 “지도반별 충성도 높은 학생을 중심으로 학생선발 및 설문조사 방법(을) 지도”하고, “모의 설문조사를 실시”하라고 돼 있다. 지난해 이 조사에서 89점을 받은 영진전문대는 올해 90점을 받겠다는 목표로 이런 전략을 추진해왔다. 2013년 조사는 지난 11일 오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일부 교수들은 지난달 말부터 학생들에게 전년도의 조사 설문을 바탕으로 교육하면서 ‘교육서비스의 질과 학교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10점 만점을 적으라고 독려하고, ‘학교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점이나 부족한 점을 꼽으라’는 항목에는 답을 하지 말라고 지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에서 일했던 한 전직 교수는 “수년 전부터 전공별로 국가 고객만족도 조사를 위한 교육이 이뤄졌으며, 문항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답변해야 하는지를 알려줬다”고 털어놨다. 교육에 참여한 한 학생도 “(설문조사 때) 답안을 어떻게 쓰는지 등을 교육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식사 등을 대접하고 일부 학생들에 대해서는 산업체 연수를 보낼 계획까지 세웠다. 이 문건에는 단체 지도 뒤 전체 회식을 실시하고, 학년별로 ‘오피니언 리더’를 10~20명씩 선발해 ‘국가 고객만족도 조사 대비 특별지도 캠프’를 울산·부산으로 다녀오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한국생산성본부의 조사가 대상 학생을 무작위로 뽑지 않고 특정 교육을 받은 일부 학생들만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 학교의 한 관계자는 “교육받은 학생들을 강의실에 모아 놓으면 조사원이 그곳에 와서 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해마다 진행되는 국가 고객만족도 조사는 한국생산성본부가 미국고객만족지수(ACSI)를 개발한 미시간대와 함께 만든 것으로,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와 함께 공신력·신뢰도를 인정받아왔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이 조사를 하기에 앞서 대학이나 기업체 등에 공정한 평가를 위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 등을 하면 안 된다고 알리고 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수상을 취소하고 해당 학교를 조사 대상에서 제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진전문대 쪽은 “조사를 앞두고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라는 교육을 한 적은 있지만 모의고사 등을 보거나 한곳에 학생들을 모아놓고 조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경욱 이재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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