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왜 그런 판결 하시나…도망가진 않겠다”
최 부회장 법정구속 번복 요청도 허사

등록 2013-09-27 21:29수정 2013-09-27 22:20

최재원 에스케이(SK)그룹 부회장(가운데)이 27일 오후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최재원 에스케이(SK)그룹 부회장(가운데)이 27일 오후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재판부 “죄질 불량” 형제에 질책
‘범행 자백’ 김준홍엔 집유 선고
“도주의 우려가 있어 법정구속합니다.”

“도망가진 않겠습니다.”

계열사 돈을 개인투자에 쓴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최재원(50) 에스케이(SK)그룹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판결에 불만을 내비쳤다. 재판부가 도주의 우려를 들어 법정구속을 명한 뒤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최 부회장은 “왜 그런 판결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이 일(횡령)을 검찰 수사 때 비로소 알았다”고 항변했다. 이어 최 부회장은 “도망가진 않겠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2시간가량에 걸쳐 선고 내용을 설명했다. 이를 듣고 있던 최태원·재원 형제는 재판부가 마지막에 선고 형량을 밝힐 때 서로 손을 꼭 잡았다. 최 부회장은 재판부가 법정구속한다는 말을 듣고는 고개를 떨궜다. 방청석을 가득 메운 에스케이그룹 직원들은 망연자실했다.

27일 오후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가 남편의 항소심 선거공판을 보려고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27일 오후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가 남편의 항소심 선거공판을 보려고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재판부는 이날 두 형제의 범행을 강하게 꾸짖었다. 재판부는 “탐욕과 허황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에게는 “배임 혐의 등으로 집행유예를 받고 2008년 사면·복권된 적이 있다. 그런데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을 은폐하기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향후 또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들 형제가 항소심에서 무죄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기상천외하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주장” 등 표현을 쓰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검찰 수사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진술을 번복해온 태도에 대해 “규범의식이나 준법정신, 재판제도나 법원에 대한 존중이 있는지, 다른 힘을 더 중요시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반면, 재판부는 형제의 ‘심부름꾼’이었던 김준홍(48)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진지한 반성을 통해 범행 일체를 자백한 점을 참작했다”며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최태원·재원 형제와 김준홍 전 대표의 상반된 태도가 그들의 운명을 가른 것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