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생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사법연수원생 불륜 스캔들’ 당사자 2명이 중징계당했다.
사법연수원은 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결혼 사실을 숨기고 동기 연수원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남자 연수생 ㄱ씨에게 파면을, ㄱ씨와 불륜 관계를 유지한 여자 연수생 ㄴ씨에게 정직 3개월을 결정했다.
연수원은 “두 연수생은 국가공무원법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 사법연수생은 예비 법조인으로서 누구보다도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에 비출 때,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연수생에 대한 징계 중 파면은 가장 무거운 징계로, 파면될 경우 변호사가 되려면 다시 사법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정직은 파면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다.
연수원은 ㄱ씨에 대해 “혼인한 상태에서 동료 여자 연수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을 뿐만 아니라, 상대인 여자 연수생에게 혼인 사실을 숨겼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대단히 크므로, 가장 중한 징계처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ㄴ씨의 경우 처음에 ㄱ씨의 혼인 사실을 모른 채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남성이 부인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계를 지속한 점 등을 들어 파면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고 연수원은 설명했다.
연수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보면, ㄱ씨는 부모의 반대로 부인과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은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8월부터 연수원 같은 반 연수생 ㄴ씨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ㄱ씨는 지난 2월께 결혼 사실을 고백했지만 둘은 그 뒤에도 관계를 유지했다. ㄱ씨의 부인은 이 사실을 알고 남편과 갈등을 겪다 지난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인의 유족이 ㄴ씨가 시보로 일하는 로펌에서 1인시위를 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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