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녕대군 종중재단 이사가 돈 빼돌려

15억 횡령·134억 손해 끼쳐 구속

세종대왕의 큰형인 양녕대군의 후손들이 설립한 재단의 공금을 횡령한 재단 상임이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재단법인 ‘지덕사’의 공금 15억여원을 빼내 쓰고 재단에 134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배임)로 지덕사 상임이사 이아무개(55)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덕사는 양녕대군 후손의 장학사업과 종중 친목 도모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재단으로, 양녕대군을 모시는 사당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씨는 2010년 6월 서울 역삼동의 한 부동산 신탁회사에서 자신의 경기 수원시 땅 매도계약을 맺으면서 지덕사 예금 8억2400만원을 빼내 계약금으로 쓰고 같은해 7월 지덕사 예금 7억원을 빼내 개인 빚을 갚는 등 모두 15억24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2006년 수원시에서 땅 개발사업을 추진하다가 실패하자 재단 돈을 끌어다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재단 돈을 빼돌려 쓴 사실을 숨기려고 2010년 9월과 2011년 3월에 자신의 수원시 땅 매수계약자인 ㅌ사에 100억원을 빌려주는 형식을 갖춰 이미 빼돌려 쓴 15억2400만원을 제외한 84억7600만원을 담보없이 ㅌ사에 제공해 재단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ㅌ사가 빌린 돈을 갚아야 할 때가 가까워 오자, ㅌ사에 150억원을 투자해 그 금액 가운데 대여금 100억원은 돌려받고 50억원은 ㅌ사 운영자금으로 쓰게 해 재단에 5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개인 빚을 갚을 목적으로 지덕사의 돈 5억3500만원을 빼내 쓴 혐의로 이아무개(70) 전 이사장도 불구속 기소했다.

김선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