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대검찰청 차단기 부수고 난입
가족 “성적 나빠 스트레스 시달려”
가족 “성적 나빠 스트레스 시달려”
사법연수원생이 차를 몰고 대검찰청에 난입하는가 하면 “검찰총장 나오라”고 고함치는 등 소동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서초동 대검찰청 출입문 차단기를 부수고 경찰차 2대 등 차량 3대와 부딪쳐 사고를 낸 혐의(공공기물 파손 등)로 사법연수원생 박아무개(3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박씨는 15일 밤 9시20분께 서초동 진흥아파트 네거리에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대검찰청 방향으로 운전해 출입문 차단기를 부수고 들어가 청사 앞마당을 수차례 빙빙 돌았다. 경비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박씨는 대검찰청 앞 도로로 빠져나와 10차선 대로를 또다시 돌며 차량 창문을 열어 “검찰총장 나오라! 문재인 나오라!”고 소리쳤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 옆을 들이받기도 했다.
이후 박씨는 예술의전당 방향으로 차를 몰아 달아났고 지원 요청을 받은 경찰차 10여대가 출동하는 등 추격전이 벌어졌다. 추격 중 박씨를 놓친 경찰은 차량 번호를 조회해 박씨의 서초동 아파트 주소지로 출동했다. 아파트로 들어오던 박씨는 경찰을 보고 다시 도망가다 밤 10시40분께 서초구 잠원동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붙잡혔다. 박씨는 이 과정에서 또다시 경찰차를 들이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은 최근 박씨가 사법연수원에서 시험 성적이 나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계획 없이 돌아다니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우발적으로 대검찰청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박씨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앓고 있는 것이 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환봉 김미향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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