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배호근)는 1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아들 지만(55)씨가 주진우 <시사인>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박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주 기자는 2011년 10월 <박정희의 맨얼굴>이라는 책의 출판기념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학생이나 자기 딸뻘 되는 여자를 데려다가 저녁에 성상납받으면서 총 맞아 죽은 독재자는 어디에도 없다” “남겨놓은 재산이 너무 많다. 육영재단, 영남대, 정수장학회가 있는데 그게 한 10조가 넘어간다” “박 전 대통령이 1964년 독일에 갔지만 독일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재판부는 “주씨가 발언한 내용은 허위사실이고, 주씨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씨의 발언이 박 전 대통령이 지나치게 미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는 취지였다며 공익성을 인정했지만, “고인의 사회적·역사적 평가를 저하시킴으로써 박지만씨의 고인에 대한 추모의 정도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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