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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밀양주민들 “경찰 ‘기획 체포’ 의혹”

등록 2013-10-20 20:06수정 2013-10-20 21:28

“항의주민 쪽으로 차량 유도 ‘충돌’
송전탑 반대 앞장선 이 골라 연행”
경찰 “황당…선동한 사람 붙잡은것”
경찰이 경남 밀양에서 초고압 송전탑 건설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기획 체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활동에 앞장서는 주민들만 골라 연행해 반대운동을 위축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경남 밀양경찰서는 지난 19일 오전 10시10분께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어귀에서 주민 송아무개(57·여)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송씨에겐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는 혐의(일반교통방해·공무집행방해)가 적용됐다. 경찰은 송씨를 창원서부경찰서에서 조사한 뒤 이날 오후 4시50분께 풀어줬다.

송씨는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대책위) 위원으로,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해왔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공사방해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대상자로 지목한 25명에도 포함돼 있다. 대책위는 “대부분 할머니인 10여명의 주민들이 도로 일부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차량 통행에는 지장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경찰이 차량을 주민들이 있던 곳으로 유도했고,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자 여러 주민들이 발버둥치며 저항했는데 송씨만 연행됐다. 명백히 송씨를 노린 기획 체포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송씨는 “당시 나를 포함해 여러명이 경찰에 저항했고 또 함께 끌려나왔는데, 나만 연행한 것은 경찰이 애초에 나를 체포할 의도였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발버둥치며 체포에 저항했기 때문에 나를 붙잡은 경찰관이 나에게 맞았을 수도 있겠지만, 절대로 고의적으로 폭행한 일은 없다. 경찰이 현장 동영상을 찍었다고 하니, 고의적으로 폭행했다는 증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획 체포’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밀양경찰서 관계자는 “차량을 주민들이 있는 곳으로 유도한 일이 없으며, 송씨만 연행한 것은 현장에서 송씨가 주민들을 선동하고 앞장서서 길을 막았기 때문이다. 연행 당시 그가 공사방해 금지 가처분 대상자인지는 몰랐다. 기획 체포라는 주장은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는 21일 오전 11시 밀양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기획 체포 정황’을 폭로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송전탑 공사 재개 뒤 20일 현재까지 15명이 연행됐고, 단장면 용회마을 주민 박아무개(56)씨와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아무개(39) 사무국장 등 2명이 구속된 상태다.

한편, 단장면 바드리마을 84번 송전탑 현장과 부북면 위양리 126번 송전탑 현장 등에선 송전탑 기초 공정의 마무리 단계인 콘크리트 작업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경찰과 공사 인력, 주민들 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 관계자는 “콘크리트 작업을 위해 레미콘 차량이 들어온다는 것은 본격적인 송전탑 공사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주민들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경찰이 강경한 진압을 시도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밀양/최상원 방준호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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