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케이티 본사·이석채 회장 자택 압수수색

검찰이 22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KT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한 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 2010~2012년 KT사옥 39곳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최대 869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2013.10.22/뉴스1

참여연대 등서 고발한 배임혐의로
16곳서 컴퓨터·회계장부·문서 확보
“사옥 39곳 감정가보다 싸게 팔고
무분별한 사업 출자로 손해 끼쳐”

검찰이 회사에 수백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고발된 이석채(68) 케이티(KT) 회장의 자택과 케이티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22일 경기도 분당에 있는 케이티 본사와 서울 서초동 사옥, 케이티오아이씨(OIC) 등 계열사 사무실, 이 회장 자택 등 모두 16곳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 사건 2건과 관련해 (케이티의) 자료 제출이 잘 이뤄지지 않아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케이티가 2010~2012년 전국의 사옥 39곳을 손자회사인 케이티에이엠씨(AMC)가 모집한 펀드 등에 감정가보다 싼 가격에 팔도록 해 회사에 495억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업무상 배임)로 이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참여연대 등은 “특히 케이티가 케이티에이엠씨 모집 펀드에 넘긴 27개 부동산의 감정가와 매각금액의 차이는 모두 869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케이티가 싸게 팔아넘긴 부동산 건물을 매각 후 5~15년 동안 빌려 쓰는 계약(세일 앤 리스백)을 맺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월세(부동산 임차료율 약 7.5%)를 냈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에도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케이티가 2009년 5월 서울시 도시철도공사의 지하철 5~8호선 역사 및 차량에 통신장치를 구축해 엘시디(LCD) 화면을 통해 광고 사업을 하는 ‘스마트(SMRT) 애드몰’ 사업계약을 체결한 뒤 이 회장이 회사에 불리한 약정을 다시 맺고 사업 전망이 좋지 않은데도 추가 투자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애초 케이티는 향후 사업성에 따라 스마트몰 사업에서 철수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으나, 이 회장이 이듬해 3월 사업자금 제공의 연대책임 의무를 지는 등 불평등한 금융약정을 체결하도록 하고, 2010년 말에 견줘 2011년 4월 기준 스마트몰 사업 전망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보고를 받은 뒤에도 2011년 5월 이 사업에 60억원을 추가 출자하도록 해 회사에 6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또 이 회장이 2009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케이티가 이 회장의 친척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과 관련이 있는 업체에 무리한 출자를 하도록 해 회사에 136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2009년 12월 케이티가 유 전 장관이 운영하는 ‘아헤드코리아’와 함께 교육 콘텐츠 업체인 ‘오아이씨랭귀지비주얼’(현 케이티오아이씨)을 설립하는 데 2억원을 투자하고, 2011년 11월 온라인 교육사업 관련 계열사인 케이티에듀아이를 헐값에 처분한 뒤 케이티오아이씨 증자에 57억원을 투자하도록 해 회사에 59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얘기다. 또 지난해 7월 케이티가 유 전 장관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교육업체 ‘사이버 엠비에이(MBA)’ 주식 174만9000주(전체 지분의 50.5%)를 매입할 때, 이 회장이 당시 주당 액면가 500원의 9배에 가까운 4445원에 매입하도록 해 회사에 77억7500만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참여연대는 설명했다.

김선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