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 강제이주정책으로 해체
한인이주 140돌 맞아 정식허가
러시아 거주 동포인 고려인들에게 한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교육할 학교가 68년 만에 새롭게 문을 연다.
동북아평화연대는 30일 “러시아 우수리스크 ‘한민족 문화교육학교―제3학교’가 9월1일 문을 열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게 된다”고 밝혔다.
한민족학교가 다시 문을 여는 것은 고려인들이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1937년 중앙아시아로 쫓겨날 때 200여개의 교육기관이 모두 해체된 지 68년 만의 일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한인 이주 140돌을 맞아 제3학교가 연해주에서 민족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정식 허가했다.
초·중·고등학교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제3학교에는 현재 러시아인, 고려인, 소수민족 학생 등을 포함해 700여명이 재학 중이며, 고려인은 25%인 180여명 가량이다.
하지만 개교를 해도 교육을 담당할 교사는 물론 교실과 학습 기자재가 모자라는 등 열악한 상황이다. 학생들은 3부제 수업을 하고, 늘어난 한글 수업시간을 채우기 위해 외부에 임시교실을 설치하거나 토요일에도 수업을 해야 할 처지다. 지난달 구성된 ‘연해주 민족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모금운동을 벌이며, 고려인 아리랑가무단과 한국의 판소리 창작집단 ‘또랑광대’ 등은 다음달 23일부터 10월5일까지 기금 마련을 위한 전국 순회공연을 연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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