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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시장 만난 서부이촌동 주민들 “서울시가 책임져라”

등록 2013-10-29 22:43

용산 개발로 7년간 재산권 행사 제한받은 주민들
“집세도 못 내고 있다” “전기 가스도 모두 끊겼다”
박 시장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계획 만들겠다”
“집세도 못 내고 있다.” “전기 가스도 모두 끊겼다.”

29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촌2동 주민센터 3층 대강당.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시장실을 차린 이곳에 250명이 넘는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로 7년 동안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은 사람들이다. ‘단군 이래 최대’라 불렸던 개발 사업은 좌초됐고 서울시는 지난 10일 용산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사업은 결국 마침표를 찍었지만, 2300여명의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찬반으로 갈려 상처만 안은 채 덩그러니 남겨졌다.

박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호소했다. 집을 가지고도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사채를 쓰고, 가스나 전기가 끊긴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서부이촌동에서만 52년을 살았고 이곳에서 31년 동안 장사를 했다는 김영호 이촌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400여곳 넘는 상가가 있었는데 다 떠나고 이제 120여곳 남았다. 하지만 이들도 80~90%가 죽어나가고 있다. 나도 집세를 5개월 동안 못 줬다”고 하소연했다. 한 주민은 “시 직원들은 우리의 피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가스요금, 전기요금을 못 내는 사람이 많다. 답이 없다고 하지 말고, 시가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치킨집을 한다는 곽동훈씨는 “7년 동안 2억원의 빚을 졌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병원에 장기입원하면 가지급금이란 것을 준다. 시가 상처준 것을 인정했으니 긴급생활자금이라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서부이촌동을 상업 지역으로 바꿔달라거나, 시의 대책과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가 세입자라는 강금남씨는 “토지 용도를 상업지역으로 바꿔 주민들이 7년 동안 받은 고통과 한을 풀어달라. 동부이촌동처럼 50층짜리 세 동만 지으면 (주민들이) 다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시는 우리 주민을 볼모로 8천억원 이상의 취등록세 수혜를 받았다. 이런 어마어마한 돈을 받았으면 우리 주민들에게 혜택을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촌동 주민이라는 김석씨는 “박 시장은 재생사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 재생사업의 뜻과 목적이 무엇인지 우리 주민들은 아무도 모른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제대로 알려달라”고 촉구했다.

3시간 가까이 주민들 이야기를 경청한 박 시장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계획을 만들어가겠다. 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함께해가겠다.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부이촌동 안에서도 동네별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기세와 물세가 끊겨 피해보지 않도록 하겠다. 금융 문제는 어떤 방법이 있을지 연구해보겠다. 특히 당장 생계 대책이 문제인 상가 세입자들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할 수 없다면 무엇 때문인지 솔직히 말씀드리겠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 7명과 용산구 공무원 3명으로 구성된 현장지원실을 이촌2동 주민센터에 차려 주민들 민원을 상시적으로 듣겠다고 밝혔다.

주민간담회는 박 시장이 이달 초 용산구에 현장시장실을 차려 서부이촌동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따로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면서 마련됐다.

간담회엔 박 시장 말고도 김상범 행정1부시장을 비롯해 기획조정실장, 도시계획국장, 경제진흥실장, 복지건강실장, 주택정책실장, 행정국장, 도시관리국장 등 서울시 주요 실·국장들이 배석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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