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생각’ 뜸부기 제주서 첫 발견

멸종 위기종 2급인 천연기념물 446호
다리 부러진 상태에서 구조해 보호중

천연기념물 ‘뜸부기’가 제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 교수)는 지난달 3일 제주시 용담동 제주국제공항 인근에서 다리를 다친 뜸부기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응급구조해 보호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구조된 뜸부기는 암컷으로 황갈색 얼룩무늬에 몸길이는 33㎝ 정도다. 구조 당시 다리가 부러지고 근육 손상이 심해 자연 복귀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술 경과가 좋아 스스로 걸어다닐 정도로 점차 회복 단계에 있다고 한다.

동요 ‘오빠 생각’으로 유명한 뜸부기는 1970년 이전에는 흔한 여름 철새였으나 개체 수가 감소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멸종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환경부 멸종 위기종 2급 및 천연기념물 제446호로 지정됐다. 2004년 여름 제주시 한경면 습지에서 수컷 뜸부기의 울음소리가 확인된 기록은 있지만 제주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영민 센터장은 “제주도가 한반도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동남아시아는 물론 남태평양, 오스트레일리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철새들이 제주를 중간 기착지로 찾았다가 조난당하거나 부상을 입는 사례가 많다”며 “생물권보전지역의 생태축 구축을 위한 연구 등 지속가능한 생태 보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