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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민사법참여’ 첫 모의 재판6시간 후끈

등록 2005-08-31 19:46수정 2005-08-31 22:00

일반 시민이 재판과정에 참여해 피고인의 유무죄 판정에 관여하는 ‘국민의 사법참여제’ 재판을 미리 보여주는 모의재판이  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대법정에서 열렸다. 시민 배심원단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증인의 증언을 주의깊게 듣고 있다. 김진수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일반 시민이 재판과정에 참여해 피고인의 유무죄 판정에 관여하는 ‘국민의 사법참여제’ 재판을 미리 보여주는 모의재판이 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대법정에서 열렸다. 시민 배심원단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증인의 증언을 주의깊게 듣고 있다. 김진수 jsk@hani.co.kr
청부살인 엇갈린 진술 놓고 9명 배심원 시종 긴장된 표정

“절대로 아내를 죽이라고 시키지 않았다.”

“분명히 사장님이 시켜서 죽였다.”

피고인 두 사람의 진술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청부살인사건.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와 법원행정처 공동주최로 31일 서울중앙지법 466호 대법정에서 열린 ‘국민참여 형사모의재판’은 2007년 도입될 재판의 ‘예행연습’이었다. 배심원단 선발부터 재판·평의·선고까지 모든 과정은 5월 사개추위가 의결한 법률안에 따라 진행됐다. 법원 관내 일반시민 가운데 사전 질의, 기피신청 등의 절차를 통해 선발된 최종배심원은 9명(예비 배심원 3명 별도). 이들은 6시간여의 재판 내내 긴장된 표정으로 법적 공방을 꼼꼼히 지켜봤다.

중소기업 사장 박정훈(42·가명)씨는 5촌조카이자 운전기사인 박근배(27·가명)씨를 시켜 아내를 죽인 혐의(살인교사)를 받고 있다. 쟁점은 평소 부부관계가 좋지 않던 정훈씨가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고 조카를 시켜 살인을 지시했는지 여부. 검찰은 “사장님이 1천만원을 주고 카센터를 차려준다고 해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근배씨의 진술을 근거로 유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피고인 쪽은 “피해자와 불륜 사이였던 박근배가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을 알고 아내를 죽였고, 책임을 떠넘기려 거짓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일한 직접증거는 근배씨의 진술뿐이다. 배심원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유·무죄 판단이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배심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살해 현장 약도, 현장검증 녹화테이프 등의 증거물이 실물화상기를 통해 제시되고, 검찰과 변호인은 배심원단을 바라보며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팽팽했던 재판만큼이나, 재판이 끝난 뒤의 배심원 평의도 쉽지 않았다. 배심원단은 2시간반 가량 토의 끝에도 만장일치를 끌어내지 못해 8 대 1의 다수결로 재판부에 유죄 의견을 전달했다. 박근배씨의 양형은 징역 5~15년, 무기징역 등으로 각각 의견을 냈다. 하지만 ‘유죄’였던 배심원단 평결과 달리, 이날 재판의 결과는 ‘무죄’였다.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의견은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살인교사를 할 동기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박정훈씨에게 무죄를, 박근배씨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다양한 실험을 위해 별도로 참여한 4팀의 배심원단도 각각 유·무죄로 엇갈린 결론을 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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