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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시대의 희생양....전경 김인원 일경의 안타까운 죽음

등록 2013-11-15 16:31

김인원
김인원
스무살 때 학생 시위 진압에 투입됐다 다쳐 17년 동안 의식불명이었던 전투경찰 김인원(37·사진)씨가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숨졌다. 김씨는 15일 새벽 4시20분 전남대병원에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증세가 악화돼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전남 여수 출신인 김씨는 20살이던 1996년 1월 여수대 해양생산과 재학중 육군에 입대했다가 전투경찰(전경)로 차출됐다. 입대 6개월 만인 같은해 6월14일 전남경찰청 기동대 대원(계급은 일경)으로 광주 조선대 안에서 벌어진 시위를 진압하는 현장에 투입됐다.

경찰은 대학 교내 노천극장에서 열린 조선대 총학생회와 북한 김형직사범대학의 자매결연식을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경찰병력 1800여명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집회에 참여했던 대학생 500여명이 격렬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양쪽에서 3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공방이 거셌다. 이 과정에서 진압 대열에 있던 김씨는 화염병에 맞아 발목에 불이 붙자 순간적으로 고개를 숙였다가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고 쓰러졌다. 의식을 잃은 김씨는 곧바로 이송돼 조선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두 차례 뇌수술을 받았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이후 그는 17년 동안 광주보훈병원에서 24시간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투병 생활을 해왔다.

김씨는 98년 11월 복무 기간을 채우고 병상에서 전역을 했지만, 공무 수행중 부상당한 사실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가 되면서 치료비는 전액 국가에서 지원받을 수 있었다.

병 수발을 맡은 아버지 김정재(67)씨는 지난해 7월, 세 형제 가운데 가장 온순했던 둘째 인원씨한테 닥친 시련과 아픔을 눈물로 써내린 시집 <노래하는 새들도 목이 타는가>를 펴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정부는 지난 5월 김씨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줬고 지난 10월 경찰의 날에 명예 순경으로 임용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날 광주보훈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씨 주검은 16일 오전 발인을 거쳐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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