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두달 전부터 기획된 공식 행사”
민주 “정략 행보…도민에 사과하라”
민주 “정략 행보…도민에 사과하라”
제주도가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된 고사목 제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방제작업을 벌이다 숨진 주민의 장례일에 우근민 제주지사가 새누리당 의원 등과 골프 모임을 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우 지사는 16일 오전 8시20분께부터 제주시 오라골프장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 등과 함께 4시간 남짓 골프회동을 했다. 서 의원은 국민생활체육회장으로, 전날 오후 제주도청에서 열린 전국 시·도생활체육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에 왔다.
이날 우 지사가 새누리당 의원 등과 골프를 할 때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작업을 하다 숨진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전 이장 박아무개(63)의 영결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박 전 이장은 8일 오전 애월읍 신엄리에서 재선충에 걸린 고사목 제거 작업을 하다 쓰러지는 나무에 크게 다쳐 치료를 받아오다 13일 숨졌다.
소나무재선충병방제특별법에는 도지사가 지역방제대책본부장을 맡도록 하고 있고, 제주도는 9월2일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연일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군·경 등이 동원돼 고사목 제거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중·경상자가 9명이나 나왔다.
제주도는 해명자료를 내어 “(골프 모임은) 사적인 일정이 아니라 2017년 제주유치가 확정된 세계생활체육연맹총회 등을 위해 제주도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공식행사였다. 15일 열린 제주도 생활체육회장 초청 전국 시·도생활체육회장 간담회 행사의 하나로 2개월 전부터 계획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도정이 사활을 거는 일에 참여하다 유명을 달리한 도민의 영결식날 자신의 정략 야욕과 관련된 행보로 밖에 안보이는 골프영접에 우 지사가 나선데 대해 개탄스럽다”며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에 입당 원서를 낸 우 지사의 입당 여부가 최근 새누리당 중앙당 최고위원회에서 보류된 상태여서 친박계 중진인 서상기 의원과의 골프회동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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