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시험성적서 위조해 납품
검찰, 3억 가로챈 직원 2명 구속
검찰, 3억 가로챈 직원 2명 구속
엘에스(LS)전선에 이어 ㈜효성도 원전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들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짝퉁 부품을 납품한 것이다.
원전비리를 수사해온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26일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효성 직원 2명을 구속한 사실이 27일 확인됐다.
㈜효성 직원들은 2010~2011년 신고리 3~4호기 공기조화기의 저압 전동기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뒤 이 부품을 원전 운영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납품해 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한수원은 원전 부품 계약업체들이 부품을 납품하면서 함께 제출한 시험성적서의 조작 여부를 조사하다가 현재 건설중인 신고리 3~4호기에 설치된 저압 전동기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을 밝혀내고 시험성적서 발급 업체가 원본을 위조했는지, ㈜효성이 불합격된 시험성적서를 위조했는지를 가리기 위해 ㈜효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효성이 납품한 저압 전동기가 원전 안전성 최고인 Q등급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원전 안전성과 직결된 원전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하위 직원이 임의로 조작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고위층 임원이 시험성적서 위조를 지시했거나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하청업체가 공급한 냉각수 공급용 냉동기의 실링(밀봉) 어셈블리 시험성적서 2건을 위조해 2006년 9월 울진원전에 납품해 22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엘에스전선 조아무개(52) 전 차장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원전용 밸브를 한수원에 납품하는 대전 유성구 ㅅ사를 지난 26일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컴퓨터 파일을 확보하고 이 회사 대표 김아무개(51)씨 등 2명을 배임증재와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ㅅ사의 주주명부에는 한수원 간부 20여명과 그의 가족 10여명 등 30여명의 이름이 올라 있고, 이들이 보유하거나 처분한 주식이 ㅅ사 전체 주식의 17%에 이른다.
검찰은 비상장회사인 ㅅ사의 대표 등이 한수원 간부들에게 납품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주식을 제공한 혐의가 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ㅅ사는 한수원에서 퇴사한 직원이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수원 간부들에게 납품 편의 대가로 주식을 건넸는지, ㅅ사가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를 조작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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