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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희망버스 50대 밀양으로…경찰과 산발적 대치

등록 2013-11-30 16:41수정 2013-11-30 17:42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30일 오후 4시20분께 경남 밀양 상동면 옥산리 여수마을 122번 송전탑 공사 현장 근처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30일 오후 4시20분께 경남 밀양 상동면 옥산리 여수마을 122번 송전탑 공사 현장 근처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참가자 2000여명 속속 도착…일부 마을서 공사장 진입 시도
백기완 소장 “자연을 죽이고 정의와 인권 죽이는 것이 송전탑”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희망버스에 탄 참가자들이 30일 송전탑 공사 건설 현장으로 향하면서 경찰과 산발적인 대치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 26개 지역에서 50여대의 버스를 나눠탄 2000여명의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오후 4시께부터 밀양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각 마을로 나뉘어 모인 뒤 송전탑 공사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 경남 밀양 상동면 옥산리 여수마을에 도착한 희망버스 참가자 350여명이 122번 송전탑 공사 현장 근처로 이동하자 경찰 200여명이 진입로를 막았다. 경찰은 이곳에 경찰버스 24대를 대기시킨 채 공사장 접근을 원천봉쇄한 상태다. 참가자들은 “밀양 송전탑 건설 그만하라”며 구호를 외치며 손팻말을 흔들며 경찰과 40분 가량 실랑이를 벌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이 자리에서 “사람의 생명, 사람의 삶, 자연을죽이고 정의와 인권을 죽이는 것이 송전탑이다. 여러분이 삽을들면 나도 삽을 들 것이다. 하루 이틀 싸워서 안된다. (송전탑을 막기 위해) 목숨 다 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송전탑 공사를 막지 못해 죄송하다. 그래도 반가운 얼굴을 많이 봐서 이곳이 지옥이지만 천국이기도하다. 내년 6월4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송전탑 국민투표를 제안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40여분간 경찰과 대치한 뒤 여수마을 마을회관으로 돌아갔다.

경남 밀양 단장면 사연리 96번 송전탑 건설 현장 인근에서도 희망버스 참가자들 200여명이 경찰 800여명과 대치했다. 이날 오후 5시께 공사 현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비켜라, 비켜라”라고 외치며 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찰에 막혀 산비탈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다.

경남 밀양 상동면 안인리 구곡마을 122번 송전탑 공사 현장 앞에서는 희망버스 참가자 60여명이 공사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전탑 건설 현장 인근 마을로 흩어진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오후 7시 밀양역에서 모두 모여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문화제에 참가할 예정이다.

 정환봉 기자, 밀양/김미향 이재욱 김성광 기자 bonge@hani.co.kr

 

 30일 송전탑이 건설 중인 밀양으로 향하는 희망버스에 탄 한아무개(14)군이 버스안에서 ‘송전탑 OUT’이라고 적힌 손깃발을 흔들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30일 송전탑이 건설 중인 밀양으로 향하는 희망버스에 탄 한아무개(14)군이 버스안에서 ‘송전탑 OUT’이라고 적힌 손깃발을 흔들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신] “독재자 되지 않으려면 국민의 말 들어야”

14살 학생부터 쌍용노동자까지 일반시민들 다수 참여
경찰, 경남 밀양지역에 50개 중대 4000여명 경찰력 배치

“박근혜 대통령이 칠레의 피노체트와 같은 독재자가 되지 않으려면 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세발낙지를 좋아하는 칠레 선교사 파트리시오(가명)는 30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밀양으로 떠나는 ‘희망버스’에 탔다. 한국 정부가 밀양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는 모습이 칠레에 있을 때 봤던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횡포와 똑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외국인 신분이라 밀양에서 경찰에 붙잡히면 추방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파트리시오는 “독재의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연합해야 한다”며 참가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600여명을 비롯해 전국 26개 지역에서 2000여명의 참가자를 태운 50여대의 버스가 30일 밀양으로 향했다. 이들은 1박2일 일정으로 밀양에서 벌어지는 송전탑 건설 반대 문화제와 집회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밀양에서는 지난 10월부터 단장면, 상동면 등 4개 지역에서 765킬로볼트(kV) 송전탑을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며 주민들은 이 공사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희망버스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홍세화 말과활 발행인,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함께 탔다. 또 종교인, 쌍용자동차·한진중공업 노동자, 대안 학교 학생 등 일반 시민들이 다수 참여했다.

  희망버스에 탄 한아무개(14)군은 “11월 초에 학교에서 밀양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그때 경찰들과 맞서고 있는 할머니들을 보고 친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친할머니에게 이런 일이 있었으면 어떻게 할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희망버스를 타고 다시 밀양에 찾아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작은 캠코더를 손에 꼭 쥔 한군은 “할머니들이 겪고 있는 마음 아픈 모든 이야기를 담아오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 힘든 걸 잊으시라고 어께를 꼭 주물러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밀양을 처음 찾는 직장인 윤홍열(45)씨는 “평소 밀양 어르신들을 뵙고 싶었는데 이번에 시간이 나 희망버스를 탔다. 마음으로 아무리 응원해봐야 결국 한 번 뵙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정부가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는 단 한 명의 피해자가 있더라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는 작은 목소리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희망버스에 대비해 경남 밀양지역에 50개 중대 40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했다. 한때 경찰이 희망버스의 밀양 진입을 막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각 지역에서 출발한 50대의 버스는 30일 오후 4시께 송전탑 공사가 진행되는 마을에 무사히 도착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각 마을에 짐을 푼 뒤 마을 주민들과 밀양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 7시 밀양역에서 열리는 문화제에 참가할 계획이다.

 정환봉 기자, 밀양/김미향 이재욱 김성광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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