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은 영종도 등에 땅투자
4450억원대 양도성예금증서(CD) 위조·유통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현금화된 자금 400여억원 중 일부가 영종도 등의 부동산 투자에 쓰인 정황을 포착하고 사용처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1일 “위조된 예금증서를 현금화 하는데 이용된 유령회사 ㅁ물산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이 돈이 수억원에서 100억원대 단위로 쪼개져 13명의 계좌로 흘러든 것을 확인했으며, 수십억원대의 자금이 개발회사를 통해 서해안 땅을 사는데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증서 위조로 빼돌린 850억원 가운데 450억원은 증서를 현금화하기 위한 할인수수료 등으로 쓰였으며, 직접 현금화된 돈의 규모는 400억원 가량이다.
경찰 조사결과 ㄱ은행 전 과장 신아무개(41)씨의 처조카인 이아무개(도주)씨에게 40억원, 부동산개발회사인 ㅇ사 대표 조아무개(45)씨 계좌에 7억원, 예금증서를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브로커 박아무개(41)씨 등 2명의 계좌에도 15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인 김아무개(70)씨의 계좌에도 102억원이 입금됐다. 김 변호사의 계좌에 입금된 돈은 7개 계좌로 분산 출금됐으며, 이후 위조 예금증서의 만기 결제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김씨는 “아는 사람에게 명의만 빌려줬을 뿐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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