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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법원, 원전 마피아 절반에만 징역형…마피아의 승리?

등록 2013-12-06 22:16수정 2013-12-08 15:36

부품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뒤 가짜 원전 부품을 납품한 혐의로 기소된 원전 비리 핵심 피의자들이 1심에서 절반만 실형을 선고받고 나머지는 무죄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원전 비리 수사를 100일 넘게 벌였던 검찰이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거나 입증하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문관)는 6일 원전비리 혐의로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된 18명 가운데 9명한테 징역 2년6월~12년을, 나머지 9명한테 집행유예 또는 무죄를 선고했다.

신고리 1~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등 원전 6기의 안전과 직결된 안전성 최고 등급(Q)인 제어용 케이블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원전운영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기준에 어긋난 제어용 케이블을 납품한 혐의로 기소된 핵심 피의자 12명 가운데는 1명만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고 8명은 5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또는 무죄를 선고받은 피의자들도 3명이나 됐다.

제어용 케이블의 안전성 검사를 원전부품 성능검증업체인 ㈜새한티이피에 맡겼으나 불합격되자 시험성적서 조작을 부탁한 혐의로 기소된 엄아무개(52) 제이에스(JS)전선 고문은 징역 12년을 받았고 오아무개(50) 새한티이피 대표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것을 알고도 정상이라고 확인해 준 혐의로 기소된 김아무개(53) 한국전력기술㈜ 전 처장은 징역 5년을,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한수원에 제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송아무개(48) 한수원 부장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달리 시험성적서 위조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황아무개(61) 제이에스전선㈜ 대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상부의 지시를 받고 시험성적서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제이에스전선 직원 2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일부 원전의 가동이 장기간 중단됨으로써 국민 상당수가 극심한 전력 수급 불안에 시달렸고 특히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을 고통 속에 지내야 했다”고 하면서도 “피고인들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제이에스전선(계약업체)-새한티이피(시험성적서 발급업체)-한국전력기술(시험성적서 검증업체)-한수원(발주업체)의 부적절한 관계를 밝혀냈지만 이들 사이에 금품·향응이 오간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주변에선 원전 6기의 시험성적서 위조와 불량 부품 납품에 관여한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9명 가운데 중형이 선고된 엄 상무를 뺀 8명의 양형이 징역 5년 이하인 점을 들어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9명의 양형이 깎이거나 일부는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종신(75) 한수원 전 사장과 이명박 정부 당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 및 윤아무개(57)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한수원 송 부장한테 17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중공업 전·현직 임원 등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1월 예정이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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