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한테 물린 사육사가 숨졌다. 사고 발생 보름 만이다.
수원 아주대병원은 8일 “호랑이에게 물려 중상을 입은 사육사 심아무개(52)씨가 8일 오전 2시24분께 숨졌다”고 밝혔다. 심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10시10분께 서울대공원 실내 방사장에서 관리자 통로에 나와 있던 세살짜리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목과 척추를 물려 중태에 빠진 뒤 이제껏 치료를 받아왔다. 심씨는 1987년 서울대공원에 입사해 지난해까지 줄곧 곤충관에서 근무해 오다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올해 1월1일 맹수사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사고 당시 방사장과 관리자 통로 사이 격벽문의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경찰은 숨진 심씨가 쓴 ‘사육사 잠금장치가 돼 있지 않다’는 내용의 메모를 최근 심씨 가족으로부터 넘겨받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주 안으로 사고 책임을 물을 대상자를 가려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서울대공원을 운영·관리하는 서울시는 유족들과 보상과 장례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고인에 대한 애도와 시민에 대한 사과의 뜻을 표시하고, “이번 사고는 (84년 개장 이후) 30년 동안 누적돼 온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종합적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가칭)서울대공원 혁신 위원회를 꾸려 뿌리부터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수원/김기성, 안창현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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