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군수업체 대표 등 입건
지대공미사일 ‘천마’의 정비를 자격 미달인 영세업체에 맡기고 원가를 부풀리는 등 수억원대의 유지·보수비를 가로챈 군수업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천마의 탐지추적장치 유지·보수 용역 계약을 방위사업청과 맺은 뒤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허위자료를 제출해 직접 정비한 것처럼 속인 혐의로 군수업체 ㄱ사 대표 김아무개(49)씨와 이 회사 전무이자 전 방위사업청 직원인 노아무개(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노씨에게 입찰 관련 군 기밀문서를 제공한 방위사업청 직원 정아무개(55)·이아무개(41)씨도 붙잡았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씨는 계약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데도 지난해 8월 방위사업청과 8억8000만원짜리 계약을 맺고 자신들이 실제 천마의 정비를 수행한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며 제출했다. 이를 통해 김씨는 지난해 말까지 5억4000여만원을 챙겼지만 방위사업청이 실제로 유지·보수 원가를 산출해보니 8500만원에 불과했다.
김씨는 노씨와 함께 군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씨가 지난해 9월 군수사령부 소속 검사관인 김아무개(37) 준위에게 천마 정비 감독을 할 때 편의를 봐달라며 300만원을 건네려 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천마는 육군의 주력 장갑차인 K200에 탑재하는 지대공미사일로 사거리는 9㎞, 적 항공기 탐지거리는 20㎞다. 1999~2011년 육군 포병부대와 공군 방공포부대에 100여기가 배치됐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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