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구의원이 자택 옆에 있는 병원의 증축공사 때문에 시끄럽고 먼지가 난다며 병원 출입구를 차로 막고 3시간 넘게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이를 말리는 경비를 폭행해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구로구의회 윤준태 의원은 2일 오전 7시30분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본관과 주차타워로 연결되는 병원 안 2차선 이면도로에 자신의 승용차를 대각선으로 주차한 뒤 사라졌다. 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몰리는 아침 8~9시 사이 구로병원은 큰 혼잡을 빚었다. 병원 관계자는 물론 환자와 보호자들이 윤 의원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했으나, 윤 의원은 전화를 꺼놓고 받지 않았다. 결국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나타난 윤 의원은 정오가 다 돼서야 차를 몰고 돌아갔다.
1일 저녁 9시20분께에도 윤 의원은 같은 도로를 차로 막아 놓고 병원 담장을 넘어가다가 경비원에게 걸렸다. 그는 자신을 말리는 경비원을 폭행까지 했다.
문병을 하러 병원을 찾은 전봉석(47)씨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 아침부터 사람들이 신생아를 안고 걸어가거나 목발을 짚고 500여m를 돌아가는 등 불편이 겪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병원의 쓰레기장과 냉각탑, 이면도로를 오가는 차량의 소음과 먼지 때문에 15년 동안 피해를 입었다”며 “병원 쪽에 항의했지만 들어주지 않아 홧김에 저지른 일”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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