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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근혜·김정은 풍자’ 그림 4000장 뿌려

등록 2013-12-17 21:26수정 2013-12-24 09:43

팝아티스트 이하 작가 “종북으로 공포 통치…” 비판
“댓글로 당선돼 약해진 정당성을 만회하려고 종북이라는 공포를 통해 통치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했다.”

팝아티스트 이하(45·본명 이병하)씨가 이번엔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풍자하는 그림 4000장을 뿌려 화제가 되고 있다. A3 크기의 종이 앞뒷면에는 각각 박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댓글’이라고 빼곡하게 적힌 배경 앞에서 군복과 새마을 모자를 쓰고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종북’이라고 적힌 배경 앞에서 분홍색 인민복을 입은 김 제1위원장 역시 북한식으로 경례를 하고 있다.

이씨는 17일 새벽 5시부터 아침 10시까지 지인 2명과 함께 이 그림 4000장을 합정·홍대입구·신촌·시청·안암역 등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과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처음 붙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배포했다. 이씨는 일주일 전부터 그림 배포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씨는 그동안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등 독재자들의 풍자그림을 그려왔다. 이씨는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이 백설공주 차림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사과를 들고 있는 포스터 200장을 부산 시내에 곳곳에 붙였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항소심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씨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요즘 정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재미있는 그림을 보고 위안을 가지라는 의미도 있다. 그림을 지하철역에 놓고 기다려보면 웃으면서 젊은 사람들이 ‘사무실에 붙여놔야겠다’며 가져간다. 또 수십장을 가져가면서 ‘아는 언니들에게 나눠주겠다’는 아주머니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그림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시작된 고려대에 놔둔 이유에 대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는 최고의 예술적 퍼포먼스였다. 사람들이 가진 의식을 정리해 어떤 형식으로 발표하는 것인데 학생들이 대자보라는 방법으로 그런 예술을 아주 잘 구현해냈다. 대자보를 쓴 친구들이 너무 멋진 일을 해서 응원하기 위해 일부러 고대까지 찾아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같은 풍자그림을 모아 내년 4~5월께 ‘탄핵전’이란 제목의 전시회를 전국적으로 열 계획을 구상중이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그림 이하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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