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어린이 의원이 법안 내고
칠레, 교육개혁 요구 등교거부
대만선 두발규제 폐지 이끌어
칠레, 교육개혁 요구 등교거부
대만선 두발규제 폐지 이끌어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의 정치·사회 참여를 홉떠보지만 다른 나라에서 이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행동이다. 교육정책에 반발한 청소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청소년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제도를 갖춘 나라도 있다.
칠레의 중고교생들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정부의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집회에 앞장서고 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1973~1990년) 때 형성된 시장 중심 교육제도를 바꾸고 공공재정을 더 투입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칠레 10대들은 2005~2006년에도 교육개혁을 촉구하며 이른바 ‘펭귄(교복의 별칭)들의 행진’을 벌였다.
네덜란드 고등학생들은 2008년 거리로 나왔다. “학생들은 1년에 130일 동안 하루 8시간씩(오전 9시~오후 5시) 학교에 있어야 한다”는 교육부의 ‘1040시간 방침’에 반발하며 등교 거부와 거리시위 등을 벌였다.
대만에서는 2005년 중고교생들이 ‘반발금’(두발 규제 반대) 운동을 벌였다. 인터넷에 두발 규제 반대 토론방이 생기자 회원수가 순식간에 10만명 가까이 불었고 ‘학생 두발 규제 금지 자치협회’까지 결성됐다. 당시 대만 교육부는 “두발 규제는 권위주의 통치의 잔재로 학생 인권을 침해한다”며 두발 규제 전면 폐지를 결정했다.
투표권이 없는 어린이·청소년의 목소리를 공공정책에 반영하는 제도를 갖춘 나라들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1994년부터 매년 전국 지역구에서 뽑힌 어린이 의원 500여명이 모여 법률안을 내고 최우수 법안을 뽑는다. 지역구 의원들은 이 법안을 공식 법률로 만들지 여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어린이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나라에서 어린이 노동으로 만든 학용품 구매 금지법’ 등 4개 법안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1989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고 한국 정부가 1991년 가입한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그 의견에는 적절한 비중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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