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숙소용 컨테이너 설치 막아 업무 방행 혐의로
대책위 “노인들에 대한 폭력 항의하기 위한 것” 유감
대책위 “노인들에 대한 폭력 항의하기 위한 것” 유감
경남 밀양경찰서는 10일 밀양 초고압 송전탑 공사를 방해한 혐의(업무 방해 등)로 울산시민연대 상임활동가인 정아무개(52)씨를 구속했다. 정씨와 함께 구속영장이 신청된 조아무개(19)양의 영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기각됐다.
정씨는 지난 7일 경남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 입구 공터에 경찰 임시 숙소용 컨테이너를 설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컨테이너를 옮기려는 중장비 차량 아래에 들어가 밧줄로 몸을 묶어 차량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또 지난달 17일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고란마을에서 송전탑을 건설하러 가던 한전 하청업체의 직원을 막고 실랑이를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고답 마을에서 행동은 80대 노인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경찰의 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지난달 17일 고란마을에서는 폭행을 한 것이 아니라 폭행을 당했는데도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의 이런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조기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동시에 법정에서도 온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는 정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밀양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의 탄원서 3571건이 접수됐으나, 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6일부터 이틀에 걸쳐 고답마을에서 컨테이너 설치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 최아무개(85·여)씨 등 주민 6명이 다쳐 병원에 실려가고, 정씨 등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결국 경찰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중재로 컨테이너를 마을 밖에 설치했다.
밀양/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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