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견 공감…외곽지역으로”
마사회, 천막농성 방해 지속
마사회, 천막농성 방해 지속
무리한 개장을 시도해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서울 용산 장외마권발매소(화상경마장)에 대해 서울시가 성명을 내어 개장 반대 의견을 밝혔다.
서울시는 23일 오전 11시께 기동민 부시장과 ‘화상경마장 입점저지 주민대책위원회’(주민대책위) 공동대표들의 면담 직후 ‘한국마사회에 개장 재검토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성명에서 “교육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주민들과 교육관계자의 의견에 공감하며 장외발매소는 생활밀집지역에서 격리된 외곽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장 강행 시도에 맞서 천막농성을 이어가려는 주민들에 대한 한국마사회 쪽의 방해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롯데시네마 옆 천막농성장 주변에는 마사회 트럭 3대가 주차돼 있었다. 주민들은 “천막농성을 막으려고 마사회 쪽에서 보낸 트럭”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대책위는 지난 22일 낮 12시에 천막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천막을 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80여명의 경찰들이 가로막아 천막을 치는 데 13시간이 걸렸다. 성심여고 교사 홍용표(42)씨는 “천막을 치려던 땅은 구청이 관할하는 땅이다. 경찰은 구청장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 천막을 칠 수 없다고 했다. 저녁 8시까지 노숙시위를 하다가 잠깐 철수했다”고 말했다. 23일 밤 12시께 대책위가 다시 현장을 찾았을 때 경찰은 철수했지만 마사회 트럭이 빈자리에 들어오려고 시도했다. 주민들은 트럭을 막고 새벽 1시가 돼서야 천막을 세울 수 있었다.
천막을 세운 뒤에도 마사회의 방해는 이어졌다. 천막을 지키고 있던 주민 정해민(30)씨는 “마사회에서 고용된 것으로 보이는 5명이 철거를 시도했다. 천막을 세우자마자 한 사람이 다가와 천막을 뜯어내려고 했고, ‘다 밀어버려’ 같은 위협적인 말을 하며 행패를 부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민대책위가 신고해 출동한 경찰 20여명의 제지를 받고 새벽 3시께 물러갔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