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 관련 수사활동” 해명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통합진보당 간부들을 미행하다 당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미행을 당한 당사자들은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등에 대한 첫 변론기일(28일)을 앞두고 국정원이 또다시 공안 공작을 하려 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4일 경기도 안산경찰서와 통합진보당 안산지역 당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3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승용차 2대에 2명씩 나눠 탄 남자들이 지역 당 간부 ㅎ씨를 미행했다. 이들은 집에서부터 ㅎ씨를 따라다녔고, ㅎ씨가 동영상 촬영을 하며 다른 당원들을 불러내자 그대로 달아났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간부 ㅇ씨도 24일 오후부터 자신의 직장 주변에서 미행을 당하다 오후 4시께 안산시 지하철 고잔역 인근에서 다른 당원들과 합세해 승용차 1대에 타고 있던 남자 4명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다. 당원 6명에게 붙잡힌 이들은 “동료들과 술을 마시러 왔을 뿐이다”며 실랑이를 벌였으나,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안산단원경찰서 호수파출소로 연행됐다.
이들은 파출소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버티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 당원에 의해 국정원 직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당원은 “최근 압수수색을 당한 적이 있는데, 수색을 했던 사람이 파출소에 있어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분이 확인되자 국정원 직원들은 경찰관들에게 ‘공무집행 중’이었다고 밝힌 뒤 파출소를 빠져나갔고, 진보당 당원들은 “국정원이 민간인 불법사찰을 하고 있다. 미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 증거물을 모아 이들을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이석기 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조직인 아르오(RO)와 관련된 수사 활동이었다. 구체적인 사안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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