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공문서 ‘재개장했다’ 표현”
마사회쪽 “문구에 오해…설 뒤 면담”
마사회쪽 “문구에 오해…설 뒤 면담”
서울 용산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개장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한국마사회가 제안한 협상 테이블을 거부했다. ‘마사회가 겉으로는 협의를 내세우면서 뒤로는 개장을 공식화했다’는 이유에서다.(<한겨레> 28일치 12면 등 참조)
‘화상경마장 입점저지 주민대책위원회’(주민대책위)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롯데시네마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문 한 장으로 화상경마장 개장을 공식화하고 기습 개장을 시도하는 마사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마사회가 주민대책위의 협의체 구성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화상경마장 개장을 전제로 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민대책위가 공개한 마사회의 26일치 ‘용산지사 이전 관련 다자간 협의체 구성 논의를 위한 면담 요청’ 공문을 보면, 마사회는 주민대책위와 참여연대 등 17개 시민단체가 22일 제안한 ‘다자간 갈등조정 협의체 구성’에 동의의 뜻을 밝히면서도 “용산지사(화상경마장)는 1월17일 청파로 52번지 신축 건물로 이전 재개장했다. 아직 마권 발매 업무는 시작하지 않고 있다”고 적고 있다. 이원영 주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주민들이 제안한 협의체를 마사회가 수용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이 공문을 통해 화상도박장 이전 개장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노래·요가·무용교실 등을 진행하는 문화센터가 재개장했다는 것인데, 문구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설 연휴 뒤에 만나자고 주민대책위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상경마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은 지방으로도 번지고 있다. 대전 서구 월평동 화상경마장 인근 주민 등으로 꾸려진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 확장저지 및 외곽이전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마사회는 마권장외발매소 확장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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