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구속기소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

“계열사 지분확보 자금 마련하려
상환불가 알면서 회사채 등 팔아”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이 1조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 회장은 동양그룹 경영 지배권 유지에 필수적인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계열사마다 많게는 매출의 12~13배에 이르는 기업어음을 발행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28일 상환능력이 없는 걸 알면서도 개인투자자들에게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팔아 1조여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배임·횡령) 등으로 현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현 회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진석(57) 전 동양증권 사장과 김철(40)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 이상화(45) 전 동양인터내셔널 사장도 구속 기소됐으며 나머지 그룹·계열사 임원 7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현 회장 등은 지난해 2~9월 상환능력이 없는데도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등이 발행한 투자부적격 등급의 부실 기업어음·회사채를 계열사인 동양증권에서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판매하도록 해 1조303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 회장 등이 지난해 2월 투자부적격 등급의 계열사 기업어음·회사채 투자 권유를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 시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등 기업어음·회사채의 대규모 지급 불능 사태를 예견하고도, 지난해 9월 계열사 5곳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직전까지 기업어음·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 회장 등이 계열사의 부실 기업어음·회사채 판매량을 동양증권 지점마다 할당해 판매 실적을 평가하도록 하고, 동양증권에서 ‘100％ 원금 보장이 되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내용 등의 거짓 판촉활동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 등은 지난해 7~9월 동양레저 등의 부실 기업어음·회사채 6231억원어치를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계열사들이 매입하도록 해 각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선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