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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예금주 몰래 계좌 자동이체 ‘대리기사 앱’ 회사 소행 아니었다

등록 2014-02-03 20:51수정 2014-02-03 22:20

검찰, 유령업체 대표 구속…불법 개인정보 이용 범행 가능성
대리운전 기사용 앱 이용료 명목으로 금융결제원에 자동이체를 요청해 계좌 주인도 모르는 사이에 14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빼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가 실제로 앱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유령업체’로 드러났다. 자동이체를 하려면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금융기관명 등이 필요해, 이 업체가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확보한 뒤 자동이체 시스템을 활용해 돈을 빼내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하면 자동이체를 통해 통장 주인도 모르게 돈을 빼낼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정수)는 3일 계좌 주인의 동의 없이 금융결제원에 자동이체 출금을 요청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 미수)로 ㅎ사 대표 김아무개(34)씨를 구속했다. 또 검찰은 김 대표와 공모한 혐의로 지난 2일 긴급체포한 사채업자 임아무개(40)씨와 김아무개(35)씨의 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김우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대표 등은 지난달 29일 대리운전 기사용 앱 이용 수수료 명목으로 계좌 주인의 동의도 없이 시중은행과 신협, 우체국, 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 14곳의 6539개 계좌에서 1만9800원씩 자동이체 출금해줄 것을 금융결제원에 요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결제원에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30분부터 통장 주인의 동의 없이 ㅎ사 계좌로 돈이 자동이체됐다는 민원 100여건이 접수됐다. 같은 날 금융결제원은 ㅎ사가 자동이체를 요청한 전체 6539개 계좌의 출금을 취소하고 그중 이미 출금돼 ㅎ사 계좌에 입금될 예정이던 1359개 계좌의 2690만원을 환불 처리한 뒤 다음날인 30일 ㅎ사와 김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 ㅎ사는 실제로 앱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ㅎ사가 자동이체를 하면서 대리기사용 앱 이용료를 명목으로 댔지만, 이 회사가 앱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 구체적 범행 수법은 수사중이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ㅎ사가 앱을 개발한 적이 없는데도 앱 이용 수수료 명목으로 계좌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금융결제원에 자동이체를 요청한 사실에 비춰,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 등을 상대로 개인정보를 확보한 경위와 최근 신용카드 회사들의 대량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성은 없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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