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끝에 ‘다나까’ 사용…두발 규제도
“체육계 인권 감수성 높여야” 지적
“체육계 인권 감수성 높여야” 지적
숭실대 생활체육학과에서 신입생들에게 ‘다나까’ 사용하기 등 군대식 생활규정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신입생 길들이기’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17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숭실대 생활체육학과 재학생들은 18~20일 예정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면서 최근 14학번 신입생들을 만나 ‘생활체육학과 규정’이라는 인쇄물을 나눠줬다. 이 규정에는 ‘다나까’ 사용하기, 말끝에 ‘요’를 붙이지 않기, 선배가 먼저 전화 끊기 전까지는 전화 끊지 않기, 염색·파마 금지, 여성은 화장·머리묶기·액세서리·치마 금지, 학교 안에서 이어폰 끼지 않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규정을 찍은 사진이 16일 온라인에 퍼지면서, 해당 학과 누리집에는 강압적 ‘군대식 예절교육’을 비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특정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며, 체육계 전반의 인권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윤수 스포츠평론가는 “스포츠 관계자 다수가 ‘어느 정도의 폭력이나 체벌이 경기력 향상이나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에 필요한 훈련의 연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이 분야의 인권 침해는 훈련의 모습을 띤 채 일상화하기 쉽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0년 인권 친화적 스포츠 환경을 만들기 위한 ‘스포츠 인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및 각 시·도 교육감과 대한체육회장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체육시민연대는 곧 교육부에 ‘매해 반복되는 신입생 상대의 강압적 단체기합 등 신체적·정신적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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