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 현장에서 살아돌아온 학생들이 18일 오후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에 마련된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아 하룻밤 새 고인이 된 친구들의 영정 앞에 머리 숙여 조문하고 있다. 부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 17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장소에서 학생 9명이 숨진 부산외국어대와 강당 천장 붕괴 사고를 낸 마우나오션리조트가 가입한 보험금이 턱없이 적은 것으로 드러나 유족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부산외국어대는 18일 신입생 2000여명과 재학생 9000여명 및 교직원 400여명, 시간강사 200여명이 안전사고를 당했을 때 치료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ㄷ보험사의 1년 만기 상해보험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학생과 교직원 등이 학교 안과 밖에서 열리는 행사장 또는 교내에서 사고를 당하면 보험회사가 1인당 많게는 300만원의 치료비를, 사망하면 1인당 많게는 1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이 보험상품의 지급액은 최고액이 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부산외국어고의 사망자가 9명이기 때문에 1인당 평균 보험금은 5500여만원에 불과하다.
마우나오션리조트가 가입한 ㅅ보험사의 영업배상책임보험 지급액도 빈약하다. 같은 장소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하면 받는 보험금이 모두 1억원이어서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에서 숨진 9명의 평균 보상금이 1100여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ㄷ보험사의 가입한 1년 만기 상해보험의 피보험 자격도 논란이다. 이 보험의 약관에는 신입생의 치료비만 명시돼 있는데 신입생을 재학생으로 본다면 사망 보험금 지급을 할 수가 있지만 부산외국어대 사망자 9명 가운데 5명은 아직 입학식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보험사와의 분쟁이 예상된다. 부산외국어대 쪽은 “신입생들이 등록금을 납부한 상태이고 오리엔테이션도 학교 교육이므로 재학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외국어대와 마우나오션리조트 쪽은 보험금과 별도로 유족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유족들이 보상금을 많이 요구하면 부산외국어대와 마우나오션리조트 쪽과 합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한 유족은 “눈이 그렇게 많이 오는 데도 산 중턱에 있는 곳에 합숙훈련을 허가한 학교 당국의 책임이 크다. 교직원들을 3명만 보낸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대학 쪽이 무한 책임을 지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변기찬 부산외국어대 국제교류처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학부모들과 학생들한테 최대한의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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