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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항공사 승무원 돼서 하늘 날고싶다더니…”

등록 2014-02-19 21:00수정 2014-02-20 09:59

강당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의 유가족이 18일 아침 울산 북구 호계동 21세기좋은병원 장례식장에서 얼굴을 떨군 채 울고 있다. 전날 밤 9시15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강당이 폭설로 천장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 참가중이던 대학생 9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강당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의 유가족이 18일 아침 울산 북구 호계동 21세기좋은병원 장례식장에서 얼굴을 떨군 채 울고 있다. 전날 밤 9시15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강당이 폭설로 천장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 참가중이던 대학생 9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학년 박소희씨 안타까운 사연

“아빠 보고싶어요”
사고 2시간 전 문자가 마지막 인사
제대뒤 알바해 운동화 사준 오빠
“동생 발 보고 미칠것 같아”
“항공사 승무원이 돼서 하늘을 맘껏 날고 싶어했는데 차디찬 주검으로 여기에 누워 있네요.”

지난 17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로 숨진 부산외국어대 박소희(19·여·미얀마어과 신입생)씨의 오빠(22)는 19일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 침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동생의 빈소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박씨는 올해 초 부산 동아대와 부산외국어대에 동시에 합격했다. 동아대는 장학생으로 선발됐지만 박씨는 부산외국어대 미얀마어과를 선택했다. 어릴 적부터 꿈꾸던 항공사 승무원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항공사 승무원 채용 시험 때 전공자가 많지 않은 미얀마어를 배우면 합격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국내 대학 가운데 미얀마어과가 유일하게 있는 부산외국어대를 선택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열린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박씨는 17일 저녁 7시께 필리핀 출장 중이던 아버지에게 ‘아빠, 보고 싶어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사고가 나기 2시간여 전이었다. 이 문자는 박씨가 가족한테 보낸 작별인사가 됐다.

17일 밤 박씨의 오빠는 사고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로 달려갔다. 그는 동생이 울산대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얘기를 듣고는 다시 울산으로 달려갔다. 동생은 병원 영안실에 싸늘한 표정으로 누워 있었다.

“동생의 주검을 보니 눈에 익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어요. 순간 미칠 것 같았어요.” 그가 지난 1월 제대한 뒤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동생에게 선물한 운동화였다.

이날 박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빈소에서 실신을 거듭하다가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이들은 겨우 몸을 추슬러 다시 빈소로 돌아와 딸의 영정을 보며 눈물만 흘렸다. 박씨의 아버지는 “무슨 희망으로 살아야 하나”라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를 운영하는 코오롱그룹과 부산외국어대는 이날 숨진 이 학교 신입생과 재학생 9명 가운데 6명의 유족 대표들과 보상 내용에 합의했다.

부산외국어대는 21일 오전 10시 남산캠퍼스 체육관에서 보상 합의가 이뤄진 학생들의 합동 영결식을 열기로 했다. 20일 오전 9시 부산 남구 용호동 성모병원에서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숨진 10명의 사망자 가운데 처음으로 박주현(18·여·일본어과 신입생)씨의 장례식이 열린다. 박씨의 유가족은 19일 저녁까지 보상 합의를 하지 않았다.

부산/김영동 김광수 기자, 황보연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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