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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주 사고’ 희생자 박주현씨, 희생자 가운데 첫 장례식

등록 2014-02-20 16:58수정 2014-02-20 19:10

지난 17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천장 붕괴로 숨진 부산외국어대 고 박주현(18·여·비즈니스일본어과 신입생)씨의 장례식이 20일 열렸다. 부산 남구 용호동 성모병원에서 유족이 박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부산/김영동 기자
지난 17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천장 붕괴로 숨진 부산외국어대 고 박주현(18·여·비즈니스일본어과 신입생)씨의 장례식이 20일 열렸다. 부산 남구 용호동 성모병원에서 유족이 박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부산/김영동 기자
“길 잃지 말고 잘 가거라” 말 잇지 못해
경남 양산 천주교 묘지 내 하늘공원 안치
21일 남산캠퍼스 체육관서 합동영결식
 

 “길 잃지 말고 하늘나라로 잘 찾아가거라. 주현아. 주현아.”

 지난 17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천장 붕괴로 숨진 부산외국어대 박주현(18·여·비즈니스일본어과 신입생)씨의 아버지는 20일 딸의 주검이 든 관이 1000도가 넘는 화로로 들어가려 하자 손으로 관을 살짝 두드리며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했다.그는 딸의 주검이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의 화장터로 옮길 때는 입술을 꽉 깨문 채 눈물을 참았다.

 박씨의 가족은 화장하기 직전에 박씨와 마지막 인사를 했다. 박씨의 어머니는 박씨가 놓인 관에 입맞춤하며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박씨의 언니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우리 동생, 우리 동생”이라며 흐느꼈다. 눈물을 참았던 아버지도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체육관 천장 붕괴로 숨진 10명의 희생자 가운데 박씨의 장례식이 이날 처음 열렸다. 오전 9시께 부산 남구 용호동 부산성모병원 장례식장의 박씨 빈소에서 발인식이 치러졌다. 박씨의 친구 이아무개(18·여)씨는 “밝고 명랑한 친구였다. 일본 전문가가 되고 싶어했다. 고교 때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면서도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구는 “전화를 하면 받을 것 같은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 아직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씨의 주검은 남구 용호동의 이기대성당으로 운구됐다. 장례미사는 박씨의 유족과 친구, 선·후배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동안 엄숙히 치러졌다. 박씨의 아버지는 장례미사가 끝난 뒤 “막내딸이 길을 잘 찾지 못한다. 너무 슬퍼하면 막내딸이 길을 못 찾을 것 같다. 이제 막내딸이 길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한다. 딸이 갔으니 모든 걸 다 용서하자”고 말했다. 그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의 주검은 화장식을 마치고 경남 양산 천주교 묘지 안에 있는 하늘공원에 안치됐다.

 부산외국어대와 유족들은 장례절차와 보상액 등의 협의를 한 지 사흘 만에 완전 합의했다. 학교 쪽은 19일 합의에 이른 6명을 뺀 나머지 3명의 희생자 유족과 추가 협상을 벌여 추모비를 세우고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며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에 합의했다.

 합동 영결식은 21일 오전 10시 부산외국어대 남산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다. 20일 장례를 치른 박씨를 포함한 3명을 뺀 희생자 6명의 주검이 남산캠퍼스로 운구된다. 고인들의 친구 등은 주검이 든 관을 들고 남산캠퍼스를 돈 뒤 화장장이나 장지로 옮긴다. 영결식장엔 박씨의 유가족 등 희생자 7명의 유가족이 참석한다.

 17일 부산외국어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 때 이벤트회사의 촬영 아르바이트를 맡았다가 숨진 최정운(43)씨 유족도 20일 코오롱그룹과 보상에 합의하고 21일 오전 7시20분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 장례를 치른다.

부산/김영동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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