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에 분석 결과 통보
삼척 금강송 여부는 확인못해
경찰 수사 새국면 맞아
신응수 대목장 이번주 소환
삼척 금강송 여부는 확인못해
경찰 수사 새국면 맞아
신응수 대목장 이번주 소환
숭례문 복원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였다는 핵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숭례문·광화문 부실 복원공사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은 숭례문 복원에 사용된 소나무 디엔에이(DNA)를 국립산림과학원에 맡겨 분석한 결과 국산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송병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장은 “숭례문 목재는 국산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문화재청이 관급 목재로 공급한 강원도 삼척 준경묘 목재인지 다른 지역 목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림과학원은 지난 두달여간 숭례문 복원에 쓰인 소나무에서 채취한 시료 21점의 디엔에이 분석 작업을 벌여 지난 3일 경찰과 문화재청에 각각 결과를 통보했다. 산림과학원은 숭례문에 쓰인 소나무가 관급 목재로 제공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준경묘 그루터기에서 시료 채취를 시도했으나 남은 부분이 모두 썩어 디엔에이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 경찰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지시해 시작됐다. 경찰은 숭례문·광화문 복원공사 때 목공 분야 총책임자(도편수)였던 신응수(72) 대목장이 준경묘에서 벌채한 관급 목재 일부를 빼돌리고 값싼 러시아산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숭례문 복원공사에 쓰인 나무를 검증한 박아무개 충북대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박 교수가 경찰에 두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문화계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러시아산 목재 사용 의혹과는 별개로 2009년과 2010년 광화문과 숭례문 복원공사 때 이용된 준경묘 금강송과 국민 기증목 가운데 일부가 신 대목장이 운영하는 강원도 강릉의 한 목재소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주 신응수 대목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경욱 임종업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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