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프로그램인 <에스비에스>(SBS)의 <짝>에 출연한 여성이 녹화 도중 촬영 장소인 제주도의 펜션에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방송사의 프로그램 촬영 과정이 여성의 사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밝히기 위해 경찰이 촬영 영상자료, 숨진 여성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등의 확보에 나섰다.
서귀포경찰서는 6일 숨진 전아무개(29)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및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씨 휴대전화 암호 해제를 통신사 쪽에 요청하기로 했으나 잘 되지 않아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휴대전화를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방송사에 전씨의 방송 촬영 영상자료를 요구하기로 했다. 제작진이 이번 방송을 위해 제주도에서 촬영한 영상은 200여시간 분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자료가 방대하고, 제작진이 영상을 정리하는 데도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일단 다른 자료를 분석해본 뒤에 영상자료 중 필요한 부분만 받을지 전체를 받을지를 정할 예정이다. 영상자료가 확보되면 분석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씨의 휴대전화기에 담긴 문자메시지 내용 등과 영상자료를 조사해 전씨가 촬영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전씨의 어머니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딸의 사망으로 힘들다. 여러 문제가 있어 장례를 미루겠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전씨는 5일 새벽 2시께 촬영 장소이자 숙소인 서귀포시 펜션의 숙소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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