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검 특수부(부장 박종근)는 6일 해군의 차기 호위함 핵심 부품을 공구상사에서 조립가공한 비규격품으로 납품한 혐의(사기 등) 등으로 방산부품 제조업자 이아무개(45)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한테서 납품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방산업체 ㅅ사의 기술담당 이사 양아무개(48)씨도 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2012년 11월 해군 차기 호위함 핵심 장치인 함안정 조타기의 가변 용량펌프와 레벨 스위치를 독일산 순정품이 아닌 국내에서 조립 가공한 비규격품으로 납품하고, 7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가변 용량펌프는 유압공급장치의 구동력을 증폭시켜 함정의 방향을 잡아주는 중요 부품이다. 레벨 스위치는 탱크에 기름이 새거나 고장이 생기면 이상신호를 보내는 안전장치 구실을 하는 부품이어서 고장이 나면 연료가 바닥난 상태로 함정의 엔진이 정지될 수 있는데도 이씨는 이 부품을 부산의 공구상사에서 주문 생산해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2010년 말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호위함 5척, 상륙함 1척의 가변 용량펌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독일 업체의 제품 생산증명서 24장을 위조·행사한 혐의도 사고 있다.
양씨는 2009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이씨가 호위함 6척, 상륙함 1척, 기뢰부설함 1척 등 모두 8척의 군함 조타기 유압공급장치를 수주할 수 있도록 다른 업체의 견적가를 미리 알려주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1억4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져 문제된 부품을 교체했고, 해당 기관은 이후 건조하는 호위함에 대해 전수조사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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