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석 교수
연세대가 서중석(사진)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용재석좌교수로 뽑았다가 번복해 논란이 불거졌다.
연세대는 6일 보도자료를 내어 제20회 용재상 수상자로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용재학술상)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애초 연세대가 돌린 용재상 시상식 초청장에는 서 명예교수와 진 명예교수가 모두 명시돼 있었지만, 7일 오후 예정됐던 시상식은 연기됐다. 연세대가 서 명예교수를 용재석좌교수에 선정했다가 보류한 것이다.
이는 서 명예교수가 연세대 초대 총장인 용재 백낙준의 친일 행적을 일관되게 비판해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관계자는 “그동안 백낙준 초대 총장을 일관되게 비판한 분을 수상자로 선정하는 건 모양새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있었던 것으로 안다. 선정 취소는 아니고 보류다”라고 말했다. 서 명예교수는 한국 현대사를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다. 그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기자로 활동하다, 1980년대부터 친일·분단·독재가 낳은 현대사의 문제점을 연구해왔다.
학계에선 비판이 나온다. 한 역사학자는 “학술상에 정치 논리를 개입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서 명예교수는 친일학자로 비판받는 두계 이병도를 기리는 두계학술상을 1992년 받은 바 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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