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욕한 뒤 처벌받은 ‘막걸리’ 계엄법 피해자가 24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용균 부장판사)는 7일 김아무개씨가 낸 재심 청구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법원 판결에 따라 12·12 반란 및 5·18을 전후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군사반란죄 및 내란죄가 성립해, 헌정질서 파괴 범죄에 해당하므로 이를 욕한 김씨의 행동은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행위”라고 밝혔다.
김씨는 1980년 12월 밤 10시께 강원도 양양군 공사장에서 술에 취한 채 같이 일하던 동료들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광주 사태는 전두환이 일으켰다. 전두환이 대통령이 되어서 전라도 출신의 고위 관직자들은 전부 모가지를 잘렸다”고 말해 유언비어 유포에 의한 계엄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씨는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이 관련 피해자들의 재심 청구권을 보장함에 따라 2003년 재심을 청구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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