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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개인정보 바꾸라고? 또 털릴텐데”

등록 2014-03-13 20:22수정 2014-03-13 22:17

잇단 유출사고에 ‘대응 포기’ 늘어
카드 재발급·비밀번호 교체 등
보호조처 취했는데 KT서 또 털려
“이젠 개인이 막을수 없는일 같다”
“또 털릴 텐데 바꿔서 뭐해요.”

4월 남미 유학을 준비 중인 김아무개(30)씨는 지난 1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 피해자다. 모든 정보가 “다 털렸다.” 김씨는 주로 쓰는 국민카드로 휴대전화 요금과 보험료 등을 결제해왔다. 카드를 재발급 받으면 모든 곳에 일일이 연락해 결제 정보를 바꿔야 했다. 분통이 터져 케이비(KB)국민카드를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주거래 은행 카드라 연동되어 있는 서비스가 많았다. 귀찮았지만 지난달 2월 카드를 재발급 받은 뒤 케이티(KT)에 연락해 새로운 카드번호로 휴대전화 요금 결제 계좌를 바꿔달라고 말했다. 보험회사와 케이블방송 회사 등에도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카드사에서는 비밀번호는 유출되지 않았았다고 했지만 혹시 몰라 같은 번호를 쓰는 은행 계좌 비밀번호까지 모조리 바꿨다.

그나마 안심했던 그는 지난 7일 케이티에서 개인정보가 또 유출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설마’ 하면서도 11일 케이티 개인정보 유출 확인 누리집에서 나쁜 소식을 확인했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카드결제번호, 카드유효기간, 주소, 이메일, 고객관리번호….’ 또다시 개인정보가 모조리 유출됐다.

김씨는 “포기했다”고 했다. 그는 “유학 준비로 바쁜 와중에 어렵게 카드 재발급을 받고 피해를 막기 위한 조처들을 취했다. 그런데 카드를 다시 받은 지 3주 만에 이런 일이 터지니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케이티에서 유출된 것이 새 카드정보인지, 옛날 것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이런 일이 또 벌어질 것 같아 다시 카드를 발급 받지는 않을 생각이다”며 한숨 쉬었다. 대신 김씨는 유학을 떠날 때 카드 결제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가져 갈 생각이란다.

잇따라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한아무개(34)씨는 엔에이치(NH)농협카드를 사용하다 지난 1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최근 케이티를 통해 카드번호, 카드 유효기간,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됐다. 한씨는 “이제 개인정보 유출은 자연재해처럼 개인이 열심히 해서 막을 수 없는 일 같다. 다시 카드 발급을 받을 생각은 없다. 자포자기 상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운영하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118)에 걸려오는 상담 전화도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 때 크게 늘었다가, 케이티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에는 평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1월 카드사 유출 사건이 났을 때에는 하루 2000통 이상의 상담 전화가 왔다. 하지만 케이티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에는 평상시 수준인 1400통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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