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 차량은 일반인이 수출 할 수 없지만
새차 구매 뒤 냉동시설 설치 등 특장차로 가공
화물차·승합차 인기 끄는 해외에서 되팔아
새차 구매 뒤 냉동시설 설치 등 특장차로 가공
화물차·승합차 인기 끄는 해외에서 되팔아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9일 내수용 자동차를 무등록 상태에서 냉동시설, 무진동 시설 등 특수장치가 달린 ‘특장차’로 둔갑시켜 해외로 수출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 등)로 특장차 제조업체 대표 이아무개(46)씨 등 13명과 중고차 수출업체 등 법인 11곳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씨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유령 사업자등록을 낸 김아무개(37)씨 등 124명을 국세청에 고발의뢰했다.
이씨 등은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새차 949대(시가 200억원 상당)의 차대번호를 위조해, 특장차로 둔갑시킨 뒤 러시아와 필리핀 등에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범행 전인 2011년 5월 친인척 등 명의로 새차 수십대를 구입해 해외로 수출하다가 자동차제조사에 적발돼 새차 구입이 차단되자 사업자 명의 대여자를 모집했다.
이들 명의로 유통업체와 음식점 등 124개 사업자 등록을 낸 이씨는 새차를 구매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특장차로 가공한 것처럼 차대번호를 바꿔 중고차 수출업체 10곳을 통해 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서 국내 승합차와 화물차가 인기 있지만, 내수용으로 생산된 새 차량은 일반인이 수출을 할 수 없다. 때문에 이씨 등은 수출이 가능한 특장차인 것처럼 꾸며 해외로 새차를 수출해 현지 판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씨에게서 50만원씩 받고 명의를 빌려준 124명 중 상당수는 무직자였고 대학생과 장애인, 수배자가 포함돼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장차를 수출하려면 새차를 지방자치단체에 신규 등록한 뒤 수출 직전 등록말소 증명서를 첨부해 세관에 제출해야 하지만, 이씨는 아예 신규 등록조차 하지 않아 자동차 취·등록세 10억여원을 탈루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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