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감동준 ‘검사의 편지’
‘행담도 사건’ 수사한 김경수 특수2부장
“빠른 시간 안에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 보겠다는 나름의 의욕이 앞서 불손한 말투나 친절하지 못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몹시 걱정이 됩니다.”
부장검사가 검찰조사를 받은 참고인들에게 사과 및 감사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편지의 주인공은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김경수(45·사시 27회·사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김 검사는 2개월 동안의 행담도 사건 수사를 마친 지난달 18일, 조사를 받은 참고인 110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조사에 협조한 데 대한 감사와, 조사 과정에서 느꼈을 검찰의 무례함을 사과하는 내용이었다.
김 검사는 편지에서 “(조사 과정에서) 혹여 잘못이 있었다면 무더위 속에서 거듭된 야근에 지친 때문이었을 것입니다”라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또 “더운 여름에 바쁜 시간을 쪼개고, 시급한 업무를 미루면서 잊혀져가는 기억을 되살려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도움을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뜻도 전했다.
편지를 받은 건설교통부 국장, 국가정보원 간부, 전직 은행장 등은 김종빈 검찰총장과 이종백 서울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검사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참고인들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우리 사법체계에서는 참고인 등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생각해왔다”며 “그런 뜻에서 큰 수사를 끝낸 뒤 참고인들에게 감사편지를 보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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