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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부 해킹’ 기승…개인정보 도매상 등 5명 기소, 유명 해커 추가기소

등록 2014-04-02 20:45수정 2014-04-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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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 정보 빼내달라” “옛 연인 전자메일 비번 좀…”
형제가 중국에 사무실 차린뒤
대출자 정보 등 3176만건 수집
의뢰인 원하는 자료 골라 팔아

포털 ‘다음’ 고객정보 4만건 해킹
업체 협박해 500만원 받아챙겨
개인의뢰 받아 해킹정보 팔기도
“경쟁업체 회원정보 좀 빼내달라.” “함께 찍은 사진을 지워야 하니 그의 전자우편 비밀번호를 알고 싶다.”

고객한테서 의뢰받은 개인정보를 해킹으로 빼내 판매한 ‘맞춤형’ 해커와 개인정보 도매상들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정수)는 여러 업체 누리집에서 회원정보 수십만건을 빼내 경쟁업체에 넘기거나 이를 구입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연아무개(33)씨와 동생(28)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연씨 형제는 지난해 2~4월 꽃배달업체 대표 박아무개(44·구속 기소)씨한테서 경쟁업체 회원정보를 빼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중국동포 ㄱ(28·기소 중지)씨를 통해 꽃배달업체 누리집 3곳과 골프업체 누리집 1곳을 해킹해 회원정보 29만여건을 빼낸 뒤 500만원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칭다오에 사무실을 둔 연씨 형제는 국내를 오가며 의뢰가 들어오면 개인정보를 해킹하거나 이를 판매했다. 이들은 병원 진료 내역이나 백화점 브이아이피(VIP) 명단, 제2금융권 대출자 정보, 유흥업소 구직자 명단 등 개인정보 3176만건을 수집했다가 ‘계좌번호가 있는 정보를 달라’는 식의 주문이 들어오면 그에 맞게 자료를 추출해 팔아왔다.

휴대전화 대리운전 앱 결제 명목으로 6000여명한테서 1억3000여만원을 가로채려 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된 김아무개(34)씨 등도 연씨 형제에게 300만원을 주고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정보를 사들여 범행에 이용했다.

검찰은 연씨 형제에게 대출자 정보 560만건을 건넨 용아무개(43)씨도 구속 기소하고, 형제가 개인정보를 끌어모은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또 검찰은 포털사이트 다음을 해킹해 개인정보 4만건을 빼돌린 혐의로 유명 해커 신아무개(40)씨를 추가 기소했다. 신씨는 2007년 9월 필리핀에서 다음 고객센터 서버에 침입해 이름·주민등록번호·아이디·비밀번호·신분증 사본 스캔파일이 포함된 회원 개인정보 4만건을 내려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신씨는 다른 사람 주민번호로 만든 전자우편 계정으로 “사이트를 해킹했다. 15만달러를 주지 않으면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이 업체에서 500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개인들의 의뢰를 받아 특정인의 전자우편 계정을 해킹하기도 했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근황을 파악하려고, 연락이 닿지 않는 남자친구 소식을 알고 싶다고, 숨진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삭제하고 싶다고 전자우편 해킹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었다. 게임머니를 잃자 상대에게 욕설 메일을 보냈다가 처벌이 두려워 메일을 삭제하려고 해킹을 부탁한 사람도 있었다. 신씨는 해킹 대가로 이들 4명한테서 50만~80만원씩 모두 240만원을 받았다.

신씨는 자동차학원이나 성형외과, 복지재단 등의 회원정보 10만여건을 해킹해 의뢰인에게 100만원을 받고 넘기기도 했다. 앞서 신씨는 2011년 현대캐피탈 고객 175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업체를 협박해 1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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