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전 에스티엑스(STX) 회장이 4일 오전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회삿돈 수천억 횡령·배임 혐의
비자금으로 정관계 로비 의혹도
검찰, 사전구속영장 청구 검토
비자금으로 정관계 로비 의혹도
검찰, 사전구속영장 청구 검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적 용도에 쓴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강덕수(64) 전 에스티엑스(STX) 회장을 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강 전 회장을 일단 돌려보낸 검찰은 1~2차례 더 소환 조사를 한 뒤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에스티엑스중공업의 자금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다른 계열사들을 지원하게 해 회사에 2000억원대의 손실을 끼치고(배임), 회삿돈 수백억원을 빼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횡령)를 두고 있다. 또 검찰은 강 전 회장이 비자금을 만들어 정·관계 로비에 썼는지도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강 전 회장을 상대로 빼돌린 회삿돈의 규모와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경영상 문제에 관한 것이 1차 수사목표다.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수사는 지금 단계에서는 중점을 두기 어렵다”면서도 “조금 더 진행되고 나서 확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전 회장은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 출석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을 묻는 질문에 “해외 출장이 많기 때문에 전혀 그런 일을 할 시간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최근까지 에스티엑스 계열사 회장을 지냈던 이희범(65) 전 산업자원부 장관도 곧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2월10일 에스티엑스 채권단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같은 달 17일 에스티엑스와 에스티엑스조선해양 등 계열사 7곳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개시했으며, 최근 강 전 회장 재임 당시 지주회사·계열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본부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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