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병 앓는 40대 아버지만 대피 못해 숨져
파킨슨 병을 앓아 움직임이 불편한 40대가 불이난 집에서 불길을 헤쳐 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8일 새벽 2시34분께 충북 제천시 한 아파트 김아무개(46)씨의 집에서 불이나 방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김씨가 숨졌다. 다른 방에서 잠자고 있던 김씨의 아내와 자녀 등 3명은 모두 대피했다.
김씨의 가족은 경찰에서 “잠을 깼을 때 아버지가 있는 방안에 연기가 가득했고, 방문을 열려했으나 손잡이가 뜨거워 열지 못한채 대피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3~4년전부터 파킨슨 병을 앓아 움직임이 불편한 상태였다.
불은 아파트 내부 143㎡를 태워 재산 피해 1490여만원(소방서 추산)을 내고 10여분만에 진화됐다. 제천소방서 쪽은 김씨가 숨진 방과 거실 일부가 탔으며, 누전 등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으로 미뤄 김씨의 방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자신이 머물렀던 건넌방 책상 위에 촛불을 켜놓고 잠들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촛불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혼자 잠을 자 온 김씨가 방안에 냄새가 난다며 촛불을 켜놓고 잠들었는데 이게 화재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 김씨가 불이 나 당황한 데다 파킨슨 병 때문에 움직임 마저 불편해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9일께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가린 뒤 소방서와 함께 화재 원인과 경위 등을 조사할 참이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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