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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이돌에 지친 여성들, 브루노 마스 보며 ‘떼창’

등록 2014-04-09 14:33수정 2014-04-09 15:51

브루노 마스 내한공연. 2014년 4월 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사진 액세스이엔티 제공
브루노 마스 내한공연. 2014년 4월 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사진 액세스이엔티 제공
미국 팝 가수 브루노 마스 첫 내한공연
예매 즉시 매진, 공연장 만석 ‘성황리’
브루노, “가장 큰 함성 지른 한국 고마워”
8일 저녁 서울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에 도착한 열차에서 수많은 인파가 우르르 내렸다. 대부분 젊은 여성들이었다. 무리에 섞여 움직이니 자연스레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당도했다. 미국 팝 가수 브루노 마스의 첫 내한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하와이 호놀룰루 출신인 브루노 마스는 2010년 발표한 데뷔 앨범 <두-왑스 앤 훌리건스>와 2집 <언오소독스 주크박스>(2012)로 1100만장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2개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이번 내한공연은 예매 시작 즉시 1만3000석이 모두 매진돼 국내에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역시나 공연장은 만석이었다. 객석 곳곳에서 색색가지 발광봉이 반짝였고, 불빛이 들어오는 리본이나 왕관 모양의 머리띠를 한 관객들도 많았다. 외국 음악인의 내한공연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흡사 국내 아이돌 가수의 공연장 같았다.

막이 오르고 브루노 마스가 등장하자 아이돌 공연장에서나 들을 법한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브루노 마스는 2집 수록곡 ‘문샤인’으로 무대를 열었다. 바닥의 스탠딩석은 물론 좌석에 앉아 있던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공연 내내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무대에는 브루노 마스를 포함해 모두 9명이 있었다. 트럼펫·트롬본·색소폰 등 관악기가 흥을 돋웠고, 기타·베이스·건반·드럼이 탄탄한 연주로 뒤를 받쳤다. 브루노 마스는 리듬 앤 블루스, 솔, 로큰롤, 레게, 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무대를 장악했다. 그는 상당한 실력의 기타 연주를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기타 솔로는 전문 연주자 못지 않았다.

브루노 마스 내한공연. 2014년 4월 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사진 액세스이엔티 제공
브루노 마스 내한공연. 2014년 4월 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사진 액세스이엔티 제공
브루노 마스와 ‘훌리건스’라 불리는 밴드 멤버들은 줄지어 서서 마치 한 몸처럼 춤추며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아이돌 그룹의 인위적인 ‘칼군무’가 아니라 몸에서 자연스럽게 분출되는 흥을 타는 움직임이었다. 어느새 관객들도 몸을 좌우로 흔들며 그 움직임을 따라하고 있었다. ‘나싱 온 유’, ‘매리 유’ 등 히트곡뿐 아니라 거의 전 곡에서 ‘떼창’이 이뤄지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아마도 관객들은 앨범 2장의 수록곡들을 모조리 예습하고 온 듯했다.

제목을 듣고 빌리 조엘의 노래를 떠올리느냐, 브루노 마스의 노래를 떠올리느냐에 따라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는 히트곡 ‘저스트 더 웨이 유 아’를 부르기 시작하자 짐작대로 가장 거대한 ‘떼창’이 이뤄졌다. 이 노래를 끝으로 무대를 내려간 그는 얼마 뒤 다시 나와 앙코르를 시작했다. 높은 곳에 우뚝 서서 앙코르 마지막곡 ‘고릴라’를 부를 땐 한 마리 고독한 고릴라가 포효하는 듯했다. 이제껏 단 2장의 앨범을 낸 신인급인데도 왜 그를 ‘포스트 마이클 잭슨’으로 일컫는지 알 것 같았다. 그는 경력과 상관없이 이미 슈퍼스타였다.

브루노 마스는 공연 뒤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까지 겪어온 중 가장 큰 함성을 지르는 관객들이었어요. 고마워요, 한국!”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다음 공연을 위해 9일 전용기를 타고 일본으로 떠났다. 만약 브루노 마스가 한국에 또 온다면 그땐 더 넓은 공연장이 필요할 것 같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액세스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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