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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비리 낙인’ 선재성 판사와 허재호의 악연

등록 2014-04-09 20:36수정 2014-04-09 21:46

대주 계열사 ‘부당지원’ 고발지시
친구인 변호사 ‘자문역’ 소개해
투서로 벌금형…“보복수사 의심”
‘일당 5억 황제 노역’이 일파만파를 일으키면서, 당사자인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과 수년 전 ‘비리 판사’로 낙인찍힌 선재성(52) 부장판사의 악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선 부장판사는 2010년 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 때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시멘트와 대한페이퍼텍 등의 법정관리를 맡았다. 대한시멘트는 대주건설 등 계열사에 2490여억원을 대출해줬다가 2030여억원을 회수하지 못했고, 대한페이퍼텍도 계열사에 480여억원을 대출했다가 돌려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선 부장판사는 경영 상황 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한시멘트와 대한페이퍼텍 경영진이 그룹 계열사에 부당한 지원을 했다고 판단했다. 허 전 회장 등 경영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이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라고 공동관리인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이런 뜻이 관철되지 않자 선 부장판사는 자신의 친구인 변호사를 법률자문 역할로 소개해줬다.

하지만 2011년 2월 ‘수석부장판사가 친구인 변호사를 알선해줬다’는 투서가 검찰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이 내용은 지역언론에도 보도됐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선 부장판사를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결국 변호사법 위반만 인정돼 벌금 300만원이 확정됐다.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허 전 회장은 1·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심 판결 몇 달 뒤 검찰은 허 전 회장의 배임과 사기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선 부장판사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대주그룹이 광주에서 너무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어서, 믿고 맡길 변호사가 없었고, (그래서) 믿을 만한 친구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선 부장판사는 자신이 계열사 부당 지원에 제동을 걸고 민·형사 조처를 하는 등 법정관리를 정석대로 하자, 이를 불편히 여긴 허 전 회장이 검찰을 움직여 보복 수사에 나서게 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선 부장판사는 2011년 사법연수원 교수로 발령나 재판 업무에서 배제된 뒤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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