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진보단일후보
“수학여행을 폐지하기보다 ‘학교 여행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안전한 학교 밖 활동을 위한 정책을 내놓겠습니다.”
서울시교육감 진보 단일후보인 조희연(58) 성공회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절대적 반성이 필요한 절대적 사고’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참사 이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대안들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까 우려했다. 조 예비후보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후보로서 현실을 고려한 성찰적 토론을 제안한다”며 학교 안전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조 예비후보는 “수학여행은 교실을 떠나 친구들과 우정을 돈독히 하는 장이다. 폐지할 것이 아니라 배움과 우정이 넘치는 수학여행 운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예비후보 역시 대규모 수학여행은 교육적 효과나 안전 면에서 지양하는 게 옳다고 짚었다. 다만 학교 쪽에 단체여행 폐지를 강요하는 대신, 교사들이 소규모 테마여행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사의 ‘수업 외 부담’을 최소화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교육청 산하에 ‘학교 여행 종합지원센터’를 두자고 제안했다. 안전 보조교사를 지원해 학교 밖 활동 때 안전지도를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나 관광기관과 협력해 교사들에게 소규모 여행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의 ‘규제 완화’ 흐름 속에서 학생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낼 ‘착한 규제’ 구상도 밝혔다. 조 예비후보는 “세월호 참사에서 공적인 규제장치가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학교 여행 안전 조례’를 제정해 안전 규정에 미달하는 운송업체가 학교 밖 이동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교육청에는 ‘학교안전과’라는 전문 부서를 신설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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