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잠수사가 주검 첫 발견
언딘 “우리 소속으로 발견했다 하자”
잠수사들 거부하며 철수
해경 홀로 인양 나갔다 실패
언딘이 사망자 3명 인양한 뒤엔
‘민관군 합동구조팀’으로 발표
언딘 “우리 소속으로 발견했다 하자”
잠수사들 거부하며 철수
해경 홀로 인양 나갔다 실패
언딘이 사망자 3명 인양한 뒤엔
‘민관군 합동구조팀’으로 발표
민간 잠수부들이 처음으로 세월호 선체 안에서 사망자를 발견한 지난달 19일 해경이 민간 구난업체 언딘보다 먼저 주검 인양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 뒤 나흘간 선체에 진입하지 못하던 해경은 언딘이 선체에 들어가 처음으로 주검을 인양을 한 뒤에야 ‘민관군 합동구조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목포해경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19일 새벽 4시47분께 민간 잠수사 윤아무개씨는 격실에서 주검을 여러 구 발견했다. 새벽 5시56분께 뒤이어 입수한 민간 잠수사 박아무개씨는 선체 4층 격실 안에서 주검 세 구를 확인하고 망치를 이용해 창문을 깨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아침 7시39분께에는 민간 잠수사 강아무개씨가 입수했다. 이날 처음으로 민간 잠수사들에 의해 선체 안 사망자가 발견된 것이다.
해경도 이날 오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현장 지휘함인 해경 3009함은 오전 9시53분께, 민간 구조대의 박씨가 망치를 들고 입수했지만 선박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이드라인만 설치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 정조시간대에는 추가 수색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목포해경은 보고서에 “높은 파고와 강한 조류로 수중 수색이 불가해 자원 민간 잠수부들도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며 해군, 해경 잠수요원은 현장에 계속 투입돼 대기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망치를 들고 선체 진입을 시도한 박씨의 말은 다르다. 박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특공대가 같이 들어가서 저희 팀을 보조해주기로 했다. 조류가 세니까 망치질하는 걸 잡아주기로 했다. 그러나 조류가 심해 일단 철수하고 다음 정조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사이 언딘 바지선이 들어왔고 언딘 쪽 김아무개 이사가 같이 일하자고 하면서 ‘언딘 소속으로 들어온 상태에서 발견했다고 하자’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씨는 “우리는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왔지 돈을 받고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자진 철수했다”고 말했다. 언딘 쪽은 민간 잠수사들의 이런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결국 오후 5시께 박씨 등 10명은 현장에서 철수했다. 비슷한 시각에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소속 2명이 잠수해 다시 주검 인양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민간 구난업체 언딘이 선체 진입을 위해 투입된 건 해경이 수색작업을 한 다음이었다.
언딘 소속 잠수부 2명이 선체 진입을 위해 밤 11시35분에 입수해 유리창을 깨고 사망자 3명을 발견한 뒤 인양에 나섰다. 목포해경 보고서에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이라는 말이 등장한 건 이때부터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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