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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치매 어머니·장모 함께 10년 모신 ‘착한 사람’

등록 2014-05-06 16:01수정 2014-05-06 16:22

윤상기 충북도청 보육지원팀장. 사진 충북도청 제공
윤상기 충북도청 보육지원팀장. 사진 충북도청 제공
어버이날 표창 받은 윤상기 충북도청 보육지원팀장
“모두 착한 아내와 딸들 덕…상은 참 쑥스럽네요”
“내 어머님이나, 아내의 어머님이나 모두 같은 어머니죠. 자식이니까 당연히 돌봐야 하구요.”

충북도청 보육지원팀장 윤상기(56)씨는 ‘착한 사람’으로 통한다. 그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장모 권수남(92)씨를 모시고 산다. 권씨는 다리가 불편해 걸을 수 없는 데다 7년 전부터 치매까지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장모와 한살 터울인 어머니 염금분(91)씨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두 분을 한집에서 함께 봉양했다. 염씨 또한 뇌경색으로 치매를 앓아온 터라 윤씨 가족은 치매 노인 둘을 한꺼번에 모셨다.

“두 분 모두 30여년 전 남편을 여의시고 홀몸으로 자식들을 키우신 자랑스런 어머니들이죠. 두 분 모두 우리 가족과 지내기를 원하셔 함께 모시기로 했어요.”

구순의 사돈을 함께 모시는 데는 부인 김명옥(52)씨 등 가족들의 힘이 컸다. 네딸과 부인, 어머니까지 가족 일곱명이 작은 아파트(79.2㎡)에서 살던 윤씨는 두분을 모시려고 허름하지만 넓은 아파트(132㎡)로 이사했다. 그리고 거실에 두분의 침대를 나란히 놨다. “치매 노인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가족 누구나 수시로 살피고 돌보려고 연린 공간에 함께 모시기로 했지요.”

부인 김씨가 초등학교 급식 조리장으로 일하고 있어 요즘도 오전엔 요양보호사가 돌보고, 오후엔 중학생인 셋째딸 진아(15)양과 막내 규리(13)양이 할머니의 밥·간식을 챙기고 말동무도 하고 있다.

지난해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간호사인 첫째 자혜(26)씨와 둘째 선아(24)씨 등이 윤씨 부부와 함께 집에서 직접 염을 하기도 했다. “단 한번도 자식들에게 두 분 어머님을 잘 보살펴 달라고 말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알아서들 해요. 효도 대물림을 하나봐요.”

윤씨는 청주 성모꽃마을, 은헤마을 등에서 틈틈이 봉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1년 5월에는 장기 기증 약속을 하기도 했다. 윤씨는 어버이날인 8일 효실천 공로 등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뒤 장모님께서 부쩍 말수가 줄어들어 걱정했는데 조금씩 회복하시고 있어 다행이죠. 모두 착한 아내와 딸 덕이에요. 하지만 상은 참 쑥스럽네요.”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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