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유족들 “어떻게 교통사고랑 우리를 비교하느냐”
“KBS 직원들 상복 입고 와서 사과하고 분향하라” 울분
“KBS 직원들 상복 입고 와서 사과하고 분향하라” 울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았던 <한국방송>(KBS) 고위 간부들이 유족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거센 항의를 받았다.
8일 오후 3시50분께 임창건 한국방송 보도본부장 등 임직원 6~8명이 합동분향소에 들러 분향하려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 3~4명에게 끌려나왔다. 격앙된 유족들은 임 본부장 일행에게 “누가 보도국장이냐?”고 소리쳤고, 이아무개 보도국 취재주간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자 이 주간을 보도국장인 줄 알고 분향소 옆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로 데려갔다.
이사이 임 본부장 등 일부 일행은 이 주간을 남겨두고 분향소에서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흥분한 유족 3~4명이 이 주간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유족들은 이 주간 등 2명을 유가족 대기실에 앉혀 놓고, 김시곤 보도국장이 직접 나와 ‘왜곡 보도’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어떻게 교통사고랑 세월호 사고를 비교하느냐. 미친 사람도 그런 보도 안 한다. 당장 케이비에스 직원들 상복 입고 와서 사과하고 분향하라. 왜 자꾸 오보를 쓰느냐. 사장과 보도국장이 와서 사과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영정을 들고 방송사로 가겠다”고 고함을 치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지난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김시곤 보도국장이 지난달 말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김 국장이 오후 뉴스를 진행하는 한 여성 앵커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오자 해당 앵커에게 주의를 주고 담당 부서를 찾아가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와 유족들을 격앙시켰다. 하지만 한국방송은 현재 김 국장의 이런 발언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안산/김기성 김지훈 김일우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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